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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들이 트럼프의 인종차별주의적 공격에 맞섰다

이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을 들었다.

  • 허완
  • 입력 2019.07.16 16:5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겨냥했던 민주당 초선 하원의원들이 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왼쪽부터) 라시다 틀라입, 일한 오마르,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아야나 프레슬리 하원의원. 워싱턴DC, 미국. 2019년 7월1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겨냥했던 민주당 초선 하원의원들이 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왼쪽부터) 라시다 틀라입, 일한 오마르,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아야나 프레슬리 하원의원. 워싱턴DC, 미국. 2019년 7월15일. ⓒASSOCIATED PRES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을 들었던 민주당 여성의원 네 명이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트럼프의 ”뻔뻔한 인종주의적” 발언과 ”백인 국수주의자들의 어젠다”에 따른 공격을 비판했다.

일한 오마르 하원의원(미네소타)은 이날 나왔던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발언을 언급하며 ”‘이 나라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하면 너는 이 나라를 증오하는 거야’라고 말하는데, 내 생각에 그건 위선적인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선거운동 내내 자신이 잘못되어가고 있다고 여기는 미국의 문제들을 언급했음을 지적했다. 

″그랬던 그가 우리를 규탄하고, 이 나라를 우리 모두가 살아갈 만한 나라로 만들기 위해 애쓰는 우리가 비(非)미국적이라고 말하다니 완전한 위선이다.” 오마르의 말이다.

오마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반박하기 위해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뉴욕), 라시다 틀라입(미시건), 아야나 프레슬리(매사추세츠) 하원의원과 함께 이날 저녁 기자회견장에 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14일) 아침 이 네 명의 의원을 향해 ‘원래 나라로 돌아가는 게 어떠냐‘는 조롱 섞인 인종차별적 트윗을 올렸다. 백인이 아닌 미국인은 ‘진짜 미국인’이 아니라는 자신의 오랜 인식을 다시 드러낸 것이다.

그는 자신의 발언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듯 15일에도 공세를 이어갔다.

″여기에서 행복하지 않으면 떠나도 좋다. 우리나라를 끔찍히 싫어한다면, 여기서 행복하지 않다면, 떠나도 좋다. 내가 늘 했던 얘기다. 내가 트윗에서 했던 얘기도 그거다. 몇몇 사람들은 논쟁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많은 사람들은 (그 트윗을) 엄청 좋아한다. 엄청 좋아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윗이 인종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생각이기 때문이다.” 그가 15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한 말이다.

오마르 의원은 비백인 미국인들이 고국으로 ‘돌아가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어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했다. 

ⓒTom Williams via Getty Images

 

또 오마르 의원은 민주당이 ”그의 입에서 나오는 형편없는 증오의 말들”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지도부와 동료 의원들을 향해 탄핵 절차를 개시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자리를 함께한 의원들 역시 트럼프 탄핵을 주장해왔다.

″대통령의 그 트윗과 발언들이 그의 계속되는 인종차별적이고 외국인혐오적인 각본에 따른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틀라입 의원이 말했다. ”이와 같은 혐오스러운 행동들이 이 정부에 책임을 묻도록 하기 위한 우리의 중대한 노력을 방해하도록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의원들은 트럼프의 발언을 규탄하는 동시에 미국-멕시코 국경으로 향하는 이민자들에 대한 정부의 가혹한 처사를 비판했다. 당 지도부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 캘리포니아)을 겨냥하기도 했다.

″우리는 네 명 그 이상이다.” 프레슬리 의원이 말했다. ‘스쿼드(squad)’로 불리는 이 네 명의 의원들이 ”그저 네 명일 뿐”이라고 말했던 펠로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말이었다.

프레슬리는 ”우리 스쿼드는 크다”며 ”더 공평하고 공정한 나라를 세우는 일에 동참하기로 한 모든 사람들이 우리의 스쿼드”라고 말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 캘리포니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 캘리포니아).  ⓒBill Clark via Getty Images

 

이 네 명의 의원들과 펠로시 의장은 국경에서의 인도주의적 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두고 의견차를 드러내왔다.

네 명의 의원들은 이민 문제 관련 예산을 하원이 승인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왔다. 트럼프 정부의 관련 예산 지출을 제대로 감독할 장치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 이들은 상원에서 통과됐던 것보다 더 약한 안전장치들이 담긴 예산안이 중도파 의원들의 지지 속에 하원에서 통과되자 이에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이후 펠로시 의장이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이 의원들의 반발을 일축하며 ‘네 명일 뿐’이라고 말하고, 오카시오-코르테즈 의원이 이에 반발하면서 긴장이 고조되어 왔다.

프레슬리 의원은 이날 잠깐 이 문제를 언급했다. ”우리가 감옥(이민자 구금 시설)에 수용된 (이민자) 어린이들의 환경을 조금 개선시킨다고 해도, 감옥은 감옥일 뿐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신속히 규탄하고 나선 펠로시 의장은 동료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트럼프가 ”하원의원들에 대해 수치스러운 언어를 써가며 그의 낮은 기준으로 보더라도 선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원에서 이에 대한 규탄 결의안을 제출함으로써 ”강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펠로시 의장과 훨씬 더 직접적으로 충돌했던 오카시오-코르테즈 의원은 ‘이 나라를 사랑하기 때문에’ 더 치열하게 싸우겠다고 밝혔다.

″우리는 이 나라의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며, 그게 바로 건강보험이 인권이라고 우리가 믿는 이유다.” 오카시오-코르테즈가 말했다. ”우리는 이 나라의 모든 어린이들을 사랑하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모든 학생들이 대학에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싸우는 것이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어젠다에 계속 집중할 것이며, (트럼프의 공격으로부터) 발목 잡히지 않을 것이다.”

 

* 허프포스트US의 Democratic Congresswomen Respond To Trump’s Racist Attack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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