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문대통령이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지키지 못해 국민에 송구하다고 전했다

내년 최저임금은 10년만에 가장 적게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결정된 내년 최저임금과 관련, 청와대 참모진들과의 회의에서 사실상 ‘최저임금 1만원’ 대선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된 데에 국민들에게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동시에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논의해 보완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지시했다.

앞서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제13차 전원회의 결과, 이날 오전 5시30분께 올해보다 240원(2.9%) 오른 8590원으로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했다. 이는 10년 만에 가장 낮은 인상률로,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과 비교하면 8%포인트 낮은 수치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춘추관에서 최저임금 관련 브리핑을 갖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춘추관에서 최저임금 관련 브리핑을 갖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14일 춘추관을 찾은 김 실장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12일 오전 청와대 참모진과의 아침회의에서 내년 최저임금 결정 건을 언급하며 “3년 내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달성할 수 없게 됐다”며 ”경제환경, 고용상황, 시장수용성 등을 고려해 최저임금위원회가 고심에 찬 결정을 내렸지만, 어찌됐든 대통령으로서 대국민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을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실장이 (국민들에게 이를) 진솔히 설명하고 경제부총리와 협의해 정부 차원의 보완대책을 차질없이 꼼꼼히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김 실장은 이날(14일) 문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는 한편 ”대통령 비서로서 대통령 공약을 이행하지 못하게 된 점, 거듭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거듭 언급했다.

그는 ”다만 국민들께 간곡하게 양해를 구하고자 하는 바가 있다. 경제는 순환”이라며 ”누군가의 소득은 또 다른 누군가의 비용이다. 소득과 비용이 균형을 이룰 때 국민경제 전체가 선순환하지만 어느 일방에게 과도한 부담이 될 때에는 악순환의 함정에 빠진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년간 최저임금 인상기조는 표준적 고용계약 틀 안에 있는 분들께는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게 분명하다”며 ”반면 표준적 고용계약 틀 밖에 계신 분들, 영세자영업자와 소기업에게 큰 부담이 됐다는 점 역시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고 했다.

김 실장은 그러면서 ”더구나 최저임금 정책이 ‘을과 을의 전쟁’으로 사회갈등 요인이 되고 정쟁의 빌미가 됐던 것은 정부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매우 가슴 아픈 상황이라는 점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김 실장은 ”이번 최저임금위원회 결정은 갈등관계의 모범적 사례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전문가토론회, 공청회 등 관련 의겸수렴 과정을 거쳤고 그 전(全)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했다고 평가했다.

또 ”이번 최저임금 결정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오해와 편견을 불식하길 바란다. 소득주도성장의 폐기나 포기로 오해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이런 오해는 소득주도성장이 곧 최저임금 인상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좁게 해석하는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번 최저임금위원회 결정은 지난 2년간 최저임금 인상이 시장의 기대를 넘는 부분이 있었다는 국민 공감대를 반영한 것이며 동시에 최저임금만이 아니라 생활비용을 낮추고 사회안전망을 넓힘으로써 포용국가를 지향하는 것이 더욱 필요해졌다는 국민의 명령을 반영한 것이기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경제 #문재인 대통령 #최저임금 #김상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