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6월항쟁 당시 군사정권에 항거하다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사망한 고(故) 이한열 열사의 장례식 상황을 촬영한 대만 기자의 사진이 국내에 처음 공개됐다.
14일 이한열기념사업회에 따르면 이 열사가 숨진 1987년 7월5일부터 장례식이 열린 9일까지의 시위 등을 촬영한 언론인 출신 주리시 대만정치대 한국어과 교수가 사진 300여장을 지난 5일 기념사업회에 보냈다.
주 교수는 당시 서울에서 외신 특파원으로 근무하고 있었으며, 해당 사진들은 모두 컬러본이다. 기념사업회 측은 주 교수가 보내 온 사진들 일부는 그간 국내에서 거의 볼 수 없었던 장면이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열사가 운구되던 1987년 7월9일 아현고가를 지나던 운구 차량이 육교에 걸리자 미리 설치해 놓은 경첩 덕에 사진을 접어 통과할 수 있었던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경란 이한열기념관장은 ”운구 차량이 육교를 통과하게 되자 당시 함께 행진하던 시민들이 환호성을 터뜨렸다”고 회상했다.
또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일 시위에서 이 열사의 영정을 들고 오열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도 있다.
이 관장은 ”우 의원의 옆에 있는 흰셔츠, 검은 셔츠를 입은 학생들은 우 의원의 ‘보디가드’ 역할을 했던 연세대 체육교육과 4학년 학생들”이라며 ”우 의원에게 당시 지명수배가 내려져 있기 때문에 보호를 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철도 위에서 이 열사의 운구행렬을 지켜보려는 시민들이 기차에 매달린 모습, 운구 당일 학생들의 시위를 지켜보는 전경들의 숫자가 엄청났다는 것을 알려주는 사진 등도 그동안은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라고 기념사업회는 전했다.
이 관장은 ”사진이 300장이 넘는데다 새로운 사진도 많은 만큼 단독 전시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