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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의해 누명을 쓰고 50년형을 받았던 내가 자유를 되찾은 이야기

경찰이 증거를 숨겼다

ⓒParas Griffin via Getty Images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민주당)는 자신이 주지사로 있는 동안에는 사형을 집행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무고한 사람이 처형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내게 있어 이건 학술적이나 가상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나는 사형 선고를 받지는 않았지만, 50년형을 받아서 감옥에서 죽게 될 처지였다.

난 잘못한 게 없었다.

믿기 힘들 정도로 운좋은 기회들, 운명적 만남, 내 무죄 입증에 헌신한 여러 변호사들과의 우연한 만남이 이어져서 나의 무죄가 밝혀질 수 있었다. 다른 카운티에 있었다면 사형 선고를 받을 수도 있었다. 운좋은 기회가 단 하나라도 없었다면 나는 지금도 감옥에 갇혀 있었을 것이고, 아마 분명 감옥에서 죽게 되었을 것이다.

7년 동안의 불운 끝에 행운이 찾아왔다.

나의 불운은 사건을 맡은 경찰이 실제 수사 작업은 힘들다고 생각했을 때부터 시작되었다. 증인이라는 사람에게 경찰이 내 사진을 보여주고 가리키며 “이 사람 트루러브 아닙니까? 트루러브가 아니라는 게 확실합니까?”라고 묻자 그녀가 아니라고 대답했던 것도 불운이었다.

경찰서 벤치에 수갑으로 묶인 채 앉아있는 녀석이 있었던 게 행운이었다. 그는 자기 눈앞에서 펼쳐진 이 광경을 보았다. 그때는 별 관심이 없었지만 기억은 하고 있었다. 특히 ‘트루러브’라는 이름을 기억했다.

경찰이 그녀의 증언을 여러 번 들으면서도 녹음이나 기록을 하지 않았고, 특히 그게 내가 아니라고 말한 사실 역시 남겨두지 않은 것도 나의 불운이었다.

나중에 재판에서 그 경찰은 녹음기가 고장났거나 테이프가 없어졌거나 둘 다라고 말했다. 며칠 뒤 그 증인은 경찰과 약속을 하고(기록되지 않았다) 원하는 대로 해주었다. 그녀는 내가 총을 쏜 사람일 수 있는 사람과 ‘닮았다’고 말했다.

지방 검사가 이 여성이 내가 범인이라고 증언하게 만들기 위해 당국이 그녀를 이사하게 해주고 몇 년 동안의 거주비 및 식비로 6만3천 달러를 주기로 한 것도 나의 불운이었다. 그녀가 평생 손에 넣어본 가장 많은 돈이었다. 그녀를 꾀기 위해 그녀의 자매도 이사하게 해주었다. 그녀는 이 보상을 받은 뒤 내가 총을 쐈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그것 역시 나의 불운이었다.

나를 맡은 지방 검사보가 직권 남용을 저지른 것, 엉성한 증거로 기소된 것도 나의 불운이었다. 나중에 항소 법원은 최종 변론이 헛소리였다고 말했다.

자말 트루러브(가운데 키 큰 이)와 2015년 무죄 평결을 도운 배심원단 일부
자말 트루러브(가운데 키 큰 이)와 2015년 무죄 평결을 도운 배심원단 일부 ⓒKATE CHATFIELD

주 교도소에 보내지기를 기다리고 있던 날엔 운이 좋았다. 내가 있던 12인실에서 한 녀석이 들어와서 2층 침대에 앉았다. 나는 그 옆을 지나갔다. 내 목에는 어머니의 이름인 ‘셰릴 트루러브’라는 타투가 있었다.

그 녀석은 “어, 나 그 이름 들어본 적 있어. 트루러브. 경찰들이 사진을 가리키며 한 여성에게 ‘이 사람 트루러브 아닙니까? 트루러브가 아니라는 게 확실합니까?’라고 물었어.”라고 말했다.

이 젊은 친구가 증언해주겠다고 한 것이 나의 행운이었다. 그는 나와는 모르는 사이였는데, 경찰들의 행동에 대해 증언한 것이다. 그는 거짓말을 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검사가 경찰 보고서를 내 변호사와 판사들로부터 숨긴 것은 나의 불운이었다. 그 보고서에는 그 젊은 친구가 자기 주장 그대로 여러 해 전 그날 밤 경찰서에 있었다는 사실이 담겨 있었다.

50년형을 받은 것은 불운이었다. 당시 캘리포니아 교도소가 위험할 정도로 재소자가 넘쳐났다는 것도 불운이었다. 내 침대를 조직 폭력배에게 넘겨주지 않아 칼에 베인 것도 불운이었다. 내 아이들의 생일, 크리스마스, 할로윈, 학교 입학에 함께 하지 못한 것도 불운이었다.

감옥에서 법원이 지정한 상소 법원의 편지를 받았는데, 서류에 다른 클라이언트의 이름이 있었던 것도 불운이었다. 가족이 상소 법원 변호인 마크 질버스미트를 찾아낸 것은 행운이었다. 질버스미트는 검찰 기소의 신빙성을 공격했을 뿐 아니라 재수사를 시작하게 했다.

마크는 행운과 노력에 의해 내가 총을 쏘지 않았다는 걸 알지만 증언 요청을 받지 않은 진짜 증인들을 찾아냈다. 상소 법원이 내 사건을 면밀히 살피고 기소를 뒤집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알렉스 라이스먼과 케이트 챗필드가 내 변호인이 된 것도 행운이었다. 그들이 검시 보고서와 탄도 증거를 꼼꼼하게 살피고 과거 증인의 증언이 물리적 및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걸 드러낸 게 행운이었다.

그들이 경찰서에서 목격한 녀석을 만나러 교도소를 찾아간 것도 행운이었다. 경찰이 예전에 숨겼던 보고서를 찾은 것도 행운이었다.

케이트와 알렉스가 노이펠트 셰크 & 브루스틴의 닉 브루스틴과 안나 벤베누티 호프만과 손을 잡은 것도 행운이었다. 그러자 경찰의 다른 잘못들에 대한 증거도 드러났다.

경찰은 증거를 숨겼다. 그들의 이야기는 서로 앞뒤가 맞지 않았다. 경찰은 무죄를 증명하는 내용을 지울 수 있도록 경찰 파일에 연필로 메모했다. 하지만 원본을 법정에 들고 와 밝은 빛에 비춰보게 한 것은 내겐 행운이었다. 배심원단은 지워진 메모를 볼 수 있었다.

내가 잘못 기소되었다는 이유로 1310만 달러(주: 약 153억원)을 배상받은 것은 행운이었다. 그 세월을 결코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은 불운이다. 내 아이들의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미국 사법 체계가 운에 달려 있어서는 안된다. 운 때문에 생사가 갈려서는 안된다. 하지만 그런 일이 미국에서는 매일 일어난다.

이런 불상사를 막아줄 주지사를 얻은 캘리포니아인들은 모두 행운이다.

 

* HuffPost US의 I Was Framed By The Police And Sentenced To 50 Years To Life. Here’s How I Got Free.를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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