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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드디어 분리수거를 하기 시작했다. 성공할 수 있을까?

중국의 성공을 기원한다

  • 박세회
  • 입력 2019.07.03 17:27
  • 수정 2019.07.03 17:35

인구 14억2000만명의 초거대 국가 중국이 폐기물 분리의 첫발을 내디뎠다. 신화뉴스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상하이시 생활 쓰레기 관리 조례’에 따른 생활 쓰레기 강제 분리 방침이 시행된다. 

기존에도 ‘생활쓰레기 관리 방법’ 등의 관련 법이 있기는 했으나 강제성이 없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이번 상하이 시의 조례는 규정을 어긴 개인 투기 행위에 50위안 이상 200위안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 

해당 조례에 따르려면 생활쓰레기를 재활용품(종이, 플라스틱 등), 유해 폐기물(건전지, 의약품, 페인트 용기 등), 젖은 쓰레기(잔반, 식재료, 꽃 등), 마른 쓰레기(나머지)로 나눠 버려야 한다. 특히 숙박업소에서는 칫솔, 빗, 면도기, 목욕 타월 등 6종의 일회용품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금지된다. 

중국인터넷정보센터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2일 상하이 지방정부의 분리 배출 담당 부처는 1600개가 넘는 주거 지역과 400개의 기업 및 기관, 1800개의 상점과 21개의 호텔을 조사한 결과 623건의 시정 명령을 고지했다. 

지금까지 재활용의 경험이 없는 중국의 시민들은 난리가 났다. 특히 복잡한 분리 배출 방식이 문제다. 쓰레기 분리배출을 대행하는 업체도 생겼다. 기존에 버리던 대로 문 앞에 묶어 내면 해당 업체의 직원이 수거해 분리배출을 대행한다.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분리배출된 쓰레기를 한 차에 담아 수거하는 영상이 퍼지며 불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분리배출해도 소용이 없다”라며 ”왜냐하면 쓰레기 분리수거를 처리하는 부대 시설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분리수거는 관료들의 전시행정에 불과하고 실질적으로 친환경 도시를 만드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지금 상하이에서는 분리수거 가방이 최신 유행이라는 농담도 있다. 

상하이 시민들에게는 ‘네가 해라 상하이’ 식으로 얻어걸린 데 대한 억울함도 있다. 상하이는 2000년 베이징, 난징, 항저우, 구이린, 광저우, 선전, 샤먼과 함께 쓰레기 분리수거 시범도시로 선정된 바 있다. 또한 2017년 3월에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주택건설부가 발표한 ‘생활쓰레기 분류제도 실시 방안’의 46개 시범 지역 중 하나로 선정됐다. 그러나 쓰레기 분리 배출을 실질적으로 강제화한 것은 지금까지는 상하이가 처음이다. 

한편 이번 상하이의 쓰레기 분리 배출 조례는 중국 법의 속지주의에 따라 외국인에게도 적용된다. 상하이 관광을 떠날 예정이라면 주의하는 게 좋다. 참고로 상하이의 길거리에 있는 쓰레기통에 유해 쓰레기를 버리는 경우도 범칙금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일본 언론 위드뉴스에 따르면 상하이의 길거리 쓰레기통 대부분에는 ‘재활용‘과 ‘마른 쓰레기’만을 버릴 수 있다.

한편 한국은 1994년부터 종량제를 시작해 분리배출을 반강제화하는 정책을 펴 빨리 정착시킨 편이다. 그러나 아직 음식물 쓰레기의 분리배출 규정 등에는 허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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