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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대가 의사당을 점거했다

한 대학생의 투신이 방아쇠가 됐다

  • 백승호
  • 입력 2019.07.02 10:58
  • 수정 2019.07.02 11:13

중국으로 주권이 반환된 지 22주년을 맞은 1일, 홍콩 시위대가 범죄인 인도법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다 입법회(의회) 건물을 점거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등에 따르면 시위대는 1일 오후 2시 30분(현지시각)경에 빅토리아 파크에서 기념행사를 끝낸 뒤 행진을 시작, 홍콩 정부와 입법회 건물이 있는 중심가로 이동했다.

 

ⓒASSOCIATED PRESS

 

시위대는 입법회 건물 진입을 시도했고 오후 6시경이 되자 결국 쇠파이프 등으로 유리 출입문을 부수고 건물 진입에 성공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위대의 건물 진입 당시 경찰은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Un protestataire s'en prend à l'emblème de Hong Kong après l'invasion par des manifestants du parlement local, le 1er juillet 2019|Anthony WALLACE
ⓒAFP vídeos

 

건물 진입에 성공한 시위대는 오후 9시경 입법회 진입까지 성공했다. 이들은 의사당 벽에 걸린 홍콩 상징물에 스프레이를 칠하고 붉은 페인트를 뿌렸다. 복도에 걸려있던 캐리 람 행정장관 등 관료들의 사진 액자를 부수고 컴퓨터와 프린터기 등 사무기기를 파손하기도 했다.

캐리 람 장관은 2일 새벽 4시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위대의 입법회 점거는 불법 폭력 행위이며 시민들의 비난을 받을 행위”라며 “홍콩의 법과 질서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ASSOCIATED PRESS

 

이날 시위대의 입법회 점거는 홍콩교육대 재학중인 대학생 뤄샤오옌(21)의 투신이 촉발한 것으로 보인다. 뤄샤오옌은 30일, ”범죄인 인도법이 완전히 철회될 때까지 한 사람도 빠짐 없이 끝까지 싸우자”는 유서를 남기고 아파트에서 뛰어내렸다.

뤄샤오옌은 투신 직전에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범죄인 인도법을 완전히 철회하고 또 시위대의 저항을 폭동이라 발언한 것을 철회하라. 체포된 학생 시위자를 석방하고 캐리 람 홍콩행정장관은 사임하고 (폭력 진압한) 경찰을 처벌하라. 나의 희생으로 200만명의 염원이 이뤄지길 희망한다”는 내용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홍콩교육대 1학년생인 뤄샤오옌이 투신 전 “‘범죄인 인도 조례’가 완전히 철회될 때까지 한 사람도 빠짐 없이 끝까지 싸우자”며 아파트 계단 벽에 남긴 메시지를 29일 홍콩 누리꾼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홍콩교육대 1학년생인 뤄샤오옌이 투신 전 “‘범죄인 인도 조례’가 완전히 철회될 때까지 한 사람도 빠짐 없이 끝까지 싸우자”며 아파트 계단 벽에 남긴 메시지를 29일 홍콩 누리꾼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트위터

 

캐리람 장관은 지난 15일, 범죄인 인도법 추진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200만 가까이 모여 시위를 벌이자 범죄인 인도법 추진을 무기한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들은 범안 보류에 만족하지 않고 캐리 람 장관의 사임과 법안의 완전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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