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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7월 01일 21시 56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07월 01일 21시 57분 KST

5G 폰으로 보상기변 한 그 많은 LTE폰은 다 어디로 팔려갔을까?

'리패키징'이라고 들어 보셨는지?

ASSOCIATED PRESS

지난 3월 5세대(5G) 이동통신 가입자 유치전을 준비하던 이동통신 3사는 고민에 빠졌다. 롱텀에볼루션(LTE) 버전 삼성전자 갤럭시S10과 엘지전자 G8 씽큐가 나란히 출시됐는데 1∼2개월 뒤에 곧바로 5G 스마트폰(갤럭시S10 5G·V50씽큐)이 나오기로 돼 있어서다.

당장 엘티이폰을 팔자니 5G 고객을 유치하기 어렵고, 안 팔자니 제조사와 관계가 껄끄러워지는 상황이었다. 궁여지책은 ‘세대교체 프로모션’이었다. 엘티이폰을 산 고객 가운데 원하는 경우 부품교체 값만 받고 5G폰으로 바꿔주기로 한 것이다. 통신사 입장에선 고가 요금을 쓰는 5G 고객들을 유치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이익이 되는 장사였다.

그러나 100만원이 넘는 5G폰을 거저 줬을 때 당장 영업 실적이 깎이는 점도 무시하기 어려웠다. 이통사들은 거둬들인 엘티이폰을 국내외로 팔기 시작했다. 1∼2개월간 소비자 손을 탄 휴대폰 가운데 상태가 좋은 것들을 일부 고쳐 일명 ‘리패키징(재포장)’ 폰으로 판 것이다.

에스케이텔레콤(SKT)이 지난 한달 동안 판매한 국내 갤럭시S10 128GB 엘티이 가격은 88만6천원이다. 출고가(105만6천원)보다 17만원 저렴하다. 지원금 규모도 새 폰보다 최대 3배 많았다. 소비자들이 휴대폰 커뮤니티에 “리패키징폰 어디 없냐”고 수소문하는 이유다. 하지만 앞으로는 소비자들의 요구만큼 국내 시장에서 리패키징폰을 찾아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아직 엘티이용 새 제품 재고가 남은 휴대폰 제조사들이 국내 시장에 중고폰이 풀리는 걸 반기지 않아서다.

실제로 이번 프로모션으로 이통사가 매입한 리패키징폰 대다수는 국외로 팔려나갔다. 업계가 추정하는 삼성·엘지 엘티이 중고폰 규모는 4만3천여대인데, 이 가운데 70%를 확보한 케이티(KT)와 엘지유플러스(LGU+)가 중고폰 보험사를 끼고 G8과 갤럭시S10을 수출했다.

주로 충성도와 구매력이 좋은 인도와 중동, 일부 아프리카 시장으로 나갔다고 한다. 지난 한달간 국내에 갤럭시S10 128GB 일부 물량을 판매했던 에스케이텔레콤과 일부 휴대폰 판매점들도 최근 국내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한 중고폰 판매사업자는 “리패키징폰을 공개적으로 홍보했다가 제조사 항의를 받았다”며 당분간 판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아쉽겠지만 제조사 입장에선 두터운 엘티이 고객층을 새 폰으로 끌어들일 필요가 있었다”며 “장기적으로 5G폰이 보급되면 엘티이 휴대폰 가격이 중고폰만큼 내릴 거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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