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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LG와 삼성을 겨냥해 3개 수출품 규제에 나설 예정이다

7월4일부터 수출허가를 받도록 한다

  • 박세회
  • 입력 2019.07.01 09:56
  • 수정 2019.07.01 09:57
ⓒASSOCIATED PRESS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 오사카를 방문했던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되지 못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지난 25일 “한-일 정상회담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이미 예상됐던 상황이긴 하지만, 일본 일각에서 또다시 ‘경제 보복’을 거론하는 등 한-일 관계는 긴장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지난 28일 G20 정상회의 개막 뒤에 열린 공식 환영식과 정상 만찬 등에서 만나 악수하며 눈을 맞추는 정도에 그쳤다. 특별한 친밀감을 드러내는 제스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공식 환영식에서 취재진 앞에 선 두 정상은 8초간의 악수만 한 채 헤어졌다. 문 대통령의 일본 체류 마지막 일정이었던 한-캐나다 정상회담을 소화할 때까지도 아베 총리와 별도의 만남은 없었다.

한-일 양국은 막판까지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회담 개최와 관련한 논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외무상은 오사카에서 G20 외교장관들과의 만찬이 끝난 28일 밤 9시께 따로 만나 한반도 문제와 한-일 관계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 손해배상 판결과 이후 일본 초계기,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갈등이 이어지면서 쌓인 양국 간 벽을 넘어서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오사카 G20에서 양국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싸늘한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 우파 성향의 신문 <산케이>는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 관리 운용 정책을 수정해 텔레비전·스마트폰의 유기이엘(EL) 디스플레이 부품으로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꼭 필요한 ‘리지스트’와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 등 총 세 품목의 수출 규제를 7월4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편집자주 : 산케이는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평면 고화질 TV 분야를 선도하는 LG전자 등 한국 대표 기업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LG와 삼성을 직접 거론했다. - 산케이 신문(6월 30일)

일본 정부가 수출을 규제하기로 한 세 품목은 모두 군사 목적으로 전용할 수 있지만 이제까지 한국에는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우대조치를 해왔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 정부는 이를 7월4일부터는 계약별로 수출 허가를 받는 쪽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신문은 이번 조처가 강제징용 배상 소송을 둘러싼 사실상의 ‘대항 조치’(보복 조치)라고 풀이했다.

일본이 경제 보복에 나선다면 한국의 디스플레이·반도체 업체들은 영향을 받는 게 불가피하다. 코오롱생명과학과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 솔브레인 등 국내 일부 기업들이 재료를 수급하고는 있지만 약 70%에 이르는 일본 반도체 재료·장치를 다 대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반도체 소재 강국’이라 불리는 일본은 문제가 된 3대 품목 시장(고순도 불화수소, 감광성수지, 불소 함유 폴리이미드)의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나름대로 공급처를 다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국산 업체들이 일본 기업 기술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도 “코오롱생명과학 등 국내 대형 파트너사가 있어 큰 영향은 없지만 일부 공정에서 일본 수입산을 상당수 쓰고 있다”고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아직 일본 쪽에서 관련 조처를 하겠다는 통보를 받은 바 없다.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7월21일께로 예상되는 일본 참의원 선거를 의식해 보복 조치를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풀이도 나온다. 강경화 장관은 지난 2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일본의 보복성 조치가 나온다면 (우리 정부도) 거기에 대해 가만있을 수는 없다”고 말한 바 있어 양국 관계가 악순환으로 빠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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