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06월 29일 16시 46분 KST

DMZ에서 남북미 정상회담 가능할까?

성사되면 역사적인 장면이다.

KCNA KCNA / Reuter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아침 ‘한국 방문 기간에 비무장지대(DMZ)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싶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린지 5시간여 만에,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흥미로운 제안”이라고 화답하는 담화를 발표했다. 최선희 제1부상은 “아직 공식 제기(제안)를 받지 못하였다”는 단서를 달았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공식 채널을 통해 제안하기만 하면, 김정은 위원장이 DMZ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것이란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해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DMZ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DMZ에서 남-북-미 정상이 사상 처음으로 만나는 역사적 장면이 성사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최선희 제1부상은 이날 오후 1시께 발표한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에 대해 “매우 흥미로운 제안이라고 보지만 우리는 이와 관련한 공식 제기를 받지 못하였다”면서, “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대로 분단의 선에서 조미 수뇌상봉이 성사된다면 두 수뇌분들 사이에 존재하고 있는 친분관계를 더욱 깊이하고 양국 관계진전에서 또 하나의 의미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화답했다.

미국이 비공식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나 발언이 아닌 공식적 절차로 제의할 경우 김정은 위원장이 ‘DMZ 회동’에 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공식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공식적으로 요청하면 김정은 위원장이 나올 수 있다는 뜻”이라며 “비건 대표를 통해서, 또는 북미간의 여러 채널을 통해 공식 요청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7일 서울에 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준비해온 비건 대표의 29일 오후 일정은 비어있는 상태여서, 비건 대표가 북한쪽과 접촉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 연구실장은 “김정은 위원장도 한국 쪽에서 이번 트럼프 대통령 방한 계기에 남북미 회동을 통해 정체 국면을 돌파가자는 제안을 해온 것을 고민하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정식 요청이 있으면 응하겠다는 결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홍 연구실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DMZ에서 트럼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짧게라도 만나 대화를 재개하자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다면, 곧바로 북-미 실무협상으로 이어지며 비핵화-상응조처 협상 재개로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친서 외교’를 통해 서로에 대한 신뢰와 대화 재개 의사를 주고 받아왔다. 김 위원장은 또 최근 방북한 트럼프 대통령을 통해 인내를 가지고 북-미 비핵화 협상을 지속하겠다는 뜻과 남북 화해 협력 의사를 전달했다. 적어도 정상간에서는 긍정적 신호가 계속돼 왔다.

홍민 연구실장은 “김정은 위원장에게는 DMZ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은 내부적으로도 트럼프 대통령이 나를 만나러 DMZ까지 왔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비핵화의 길에 대한 내부 의구심을 불식시키며 대화 재개의 동력을 확실히 할 수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과의 외교 성과를 강조함으로써 대선 캠페인에 도움이 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청와대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이른 아침(미국시각으로는 28일 오후) 트위터에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을 포함해 아주 중요한 몇몇 회담을 가진 후에 나는 일본을 떠나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으로 떠날 것”이라며 “그곳에 있는 동안 북한 김 위원장이 이것을 본다면, 나는 DMZ에서 그를 만나 손을 잡고 인사(say Hello)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을 떠나기 직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방한 중 김 위원장과 만날 계획은 없으며 다른 방식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했었지만, 이날 갑작스레 김정은 위원장에게 초청장을 보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G20 세션3에 들어가기 전 라운지에서 커피 마시던 문 대통령에게 다가와 “내 트윗 보셨습니까?”라고 묻고, 이에 문 대통령이 “네, 봤습니다”라고 하자 “함께 노력해봅시다”라며 엄지 손가락을 들어올렸다고 청와대 쪽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뒤 이날 오후 이틀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