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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파 프롬 홈'이 보여준 '어벤져스:엔드게임' 이후의 세계(언론시사직후 리뷰)

피터는 '홈커밍' 때와 많이 다르다.

  • 강병진
  • 입력 2019.06.28 18:02
  • 수정 2019.06.28 18:03

*‘스파이더맨:파 프롬 홈’에 대한 힌트들이 있습니다. 

ⓒSONY/MARVEL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이하 ‘파 프롬 홈‘)은 ‘어벤져스:엔드게임’에서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 지난 시점의 이야기다. 그러니 이 영화에 대해 마블의 팬이 가장 궁금해하는 건, 피터 파커의 새로운 활약상 보다 엔드게임 이후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일 것이다. 토니 스타크의 부재를 세상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어벤져스 멤버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타노스 이후 지구를 위협하는 또 다른 악당이 있다면 그들은 누구인가. 마블의 제작진은 그런 기대를 다 알고 있다는 듯, ‘파 프롬 홈’에 여러 힌트들을 담아놓았다.

‘스파이더맨: 홈 커밍‘(이하 ‘홈커밍‘)이 피터 파크가 찍은 브이로그로 시작한 것처럼, ‘파 프롬 홈’ 또한 10대 소년이 만든 영상으로 시작한다. 저해상도의 사진과 조악한 편집으로 제작된 이 영상은 장렬히 전사한 어벤져스 멤버들에 대한 추모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그날의 후유증에 적응하는 중이다. 갑자기 사라진 사람들이 5년 후 사라진 그 자리로 돌아온 현상에 대해 세계는 ‘블립’이란 말을 붙였다. 피터와 같은 10대 학생들에게 ‘블립’은 돌아와보니 동생이 자기보다 커져 있더라는 무용담을 만들어 주는 동시에, 5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학교에 다녀야 한다는 10대의 굴레를 새삼 인식시킨다. 주인공 피터는 좀 다른 생각을 한다. 그는 토니 스타크를 그리워 하는 한편 10대 소년다운 여름을 꿈꾸는 중이다. 학교에서 떠나는 유럽 과학현장학습에서 그는 MJ에게 사랑을 고백할 생각이다. 하지만 지구를 위협하는 적들이 나타나고, 닉 퓨리는 유럽까지 따라와 피터를 소환한다.

ⓒSONY/MARVEL

집에서 멀리 떠나왔지만, 피터의 여행은 그리 여행답지 않다. 피터는 MJ와 더 가까워지고 싶은 한편, 지구를 지켜야한다는 압박에 시달린다. ‘파 프롬 홈‘의 피터는 슈퍼히어로보다는 평범한 16살짜리 10대 소년이기를 바라고 있다. 하루 빨리 어엿한 슈퍼히어로가 되기를 원했던 ‘홈커밍‘의 피터와는 다른 태도다. 세상을 구하는 건 자신보다 더 강한 능력을 가진 어른들이 해주었으면. ‘큰 힘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유명한 경구를 역으로 생각한 셈이다. 큰 힘에는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큰 힘을 갖지 않겠다는 게 피터의 태도다. 하지만 피터의 그러한 태도는 더 큰 화근을 낳는다.

ⓒHuffpost KR

이야기의 무대를 넓히는 속편의 속성 그대로 ‘파 프롬 홈’은 유럽 일대를 누빈다. 베니스, 프라하, 런던 심지어 네덜란드 훑는 영화는 역시 블록버스터 답게 각 지역의 명소들을 챙긴다. 하지만 ‘파 프롬 홈‘이 보여주는 비주얼의 핵심은 여행지가 아닌 다른 곳에 있다. 게임 ‘배트맨 아캄’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그 장면들은 피터의 트라우마와 두려움, 불안감들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아이언맨‘의 모습도 볼 수 있다.) ‘파 프롬 홈’은 결국 피터가 그 모든 장벽을 걷어내고 비로소 진정한 슈퍼히어로 거듭나는 성장에 관한 이야기다. 물론 여름을 배경으로 한 10대 소년의 이야기답게 여기에는 로맨스도 있다. 쿠키는 2개가 있다. 마지막 쿠키는 또 다른 반전이다. 7월 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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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