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멕시코 국경 강가에서 함께 익사한 아빠와 아기의 시신이 발견됐다

리오그란데 강에서 벌어진 비극

  • 강병진
  • 입력 2019.06.26 14:47
  • 수정 2019.06.27 11:17
ⓒAP PHOTO/JULIA LE DUC

미국 남서부와 멕시코 국경지대 사이에는 길이 3,034km의 강이 있다. 강의 이름은 ‘리오그란데’. 지난 6월 24일 이곳에서 한 남성과 아기의 시신이 발견됐다. 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남성이 입은 검은색 티셔츠는 말려 올라간 상태였다. 아이는 남성의 티셔츠 속에 머리를 넣고 있었고, 아이의 오른쪽 팔은 남성의 목을 감싸고 있었다. 두 사람은 아빠와 딸이었다.

이 사진은 멕시코 저널리스트 훌리아 레두크가 찍어 멕시코 신문인 라호르나다를 통해 보도됐다. AP통신은 ”폭력과 빈곤을 피해 미국으로 망명하려는 중앙 아메리카인들이 겪는 위기를 보여주는 사진”이라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진 속 남성의 이름은 오스카르 알베르토 마르티네스 라미레스였다. 함께 사망한 아기는 23개월 된 딸 발레리아다.

라미레스는 가족을 데리고 엘살바도르에서 국경까지 왔다. 이들은 망명을 요청할 수 없었고, 그래서 강을 건너기로 했다. 라미레스는 먼저 딸 발레리아를 데리고 강을 건넜다고 한다. 딸을 강가에 데려다 놓은 그는 이제 아내를 데리고 와야 했다. 라미레스는 다시 강을 건너려고 했다. 이때 딸 발레리아가 아빠와 떨어지기 싫어서 다시 강으로 들어갔다. 라미레스는 돌아와 발레리아를 잡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거센 물살에 휩쓸렸다.

멕시코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 사진에 대해 ”이런 일이 일어나 매우 유감스럽다”며 ”우리는 그동안 항상 미국이 망명요청을 거절해온 것을 비난했다. 그 때문에 많은 사람이 사막에서 목숨을 잃거나, 강에 뛰어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최근 몇 주동안 멕시코 국경 지역에서 사망한 사람들에 대해 설명했다. 이미 두 명의 아기와 한 명의 아기가 죽은 채 발견됐다. 지난 일요일에는 한 여성이 시체로 발견됐다. 또한 지난 4월에는 리오 그란데 강에서 뗏목이 전복되면서 온두라스에서 온 3명의 아이와 성인 한 명이 사망했다. 6월 초에는 인도에서 온 6살 아이가 애리조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곳은 섭씨 38도를 상회하는 기온의 지역이었다. 사막에서, 그리고 강에서 이민을 꿈꾸는 사람들이 죽고 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멕시코 #이민자 #멕시코 국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