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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이 제주에 시신을 유기한 정황이 이제야 드러났다

경찰은 수차례 "제주에서는 시신 유기 가능성이 낮다"고 말해 왔다.

ⓒ뉴스1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36)이 피해자 시신을 제주에 유기한 정황이 뒤늦게 드러났다. 경찰이 지금껏 고유정의 도내 유기 정황을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았던 바, 초동수사 부실 정황을 숨기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24일 노컷뉴스는 단독으로 고유정이 지난달 27일, 낮시간대 제주시 한 펜션에서 피해자 강모씨(36)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퇴실하면서 근처 클린하우스(쓰레기수거장) 두 곳에 나눠 종량제봉투 4개를 버렸다고 보도했다. 고유정은 펜션과 가장 가까운 한 곳에는 봉투 1개를, 다른 한 곳에는 나머지 3개를 버렸으며 당시 스카프의 냄새를 맡았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지난달 30일 제주시 펜션 근처 쓰레기수거장의 CCTV에서 이 같은 모습을 확인했다.

이에 경찰은 고유정이 훼손한 시신 일부를 버렸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31일 제주시 쓰레기를 처리하는 회천 매립장과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를 찾아 수색했다. 그러나 두 곳에서는 27일 버린 쓰레기를 다음 날인 28일 모두 고열에 소각하거나 매립해 고씨가 버린 봉투의 내용물을 확인하지 못했다.

고유정이 25일 강씨를 살해하고 이틀간 시신을 훼손한 직후 범행장소를 빠져나오며 버린 봉투라는 점을 고려할 때 사체 일부가 들어있을 가능성이 높지만 경찰은 이를 숨겨왔던 것이다.

박기남 제주동부경찰서장은그동안 ‘전 남편 살인사건’ 관련 언론 브리핑을 통해 수차례 제주에서는 시신 유기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해왔다. 또 수사 브리핑 내내 고유정이 시신을 유기한 장소로 완도행 항로, 김포시 아버지 소유의 아파트 등만 언급해 왔다.

박기남 제주동부경찰서장.
박기남 제주동부경찰서장. ⓒ뉴스1

고유정의 도내 시신 유기 정황은 강씨 유가족들에 의해 알려졌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유가족들은 지난 20일, 경찰서를 찾아가 직접 펜션 인근 클린하우스 CCTV를 확인해 이를 알게 됐다. 한 유족은 “CCTV를 못 봤다면 영영 제주도 유기 사실을 몰랐을 것이다. 경찰이 실책을 감추려고 얘기를 안 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기남 서장은 “고유정이 시신을 유기한 곳으로 도외만 진술했고 범행 후 펜션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등 완벽범죄를 꿈꾼 점으로 볼 때 도내 유기 가능성은 낮다고 봤고 그래서 언론에도 그런 취지로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의도적으로 숨겼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며 고씨가 제주에서 버린 봉투에는 범행도구가 담겨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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