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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시간의 기적: EPL에서도 보기 힘든 역전극이 펼쳐졌다

K리그1 17라운드, 강원 대 포항의 경기.

  • 김현유
  • 입력 2019.06.24 14:36
  • 수정 2019.06.24 14:37
ⓒ뉴스1

후반 25분, 스코어는 0-4였다. 승자와 패자는 이미 결정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을 때 스코어는 5-4였다. 경기 종료 20분을 남겨놓고 5골을 만회하는 대역전극이 펼쳐진 것이다. 23일 춘천송암레포츠타운에서 열린 강원 대 포항의 하나원큐 K리그1 17라운드 경기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날 경기의 기적같은 승리를 거머쥔 강원은 7승 3무 7패(승점 24)로 5위에 올랐다.

0-4에서 5-4로

강원FC의 골키퍼 이광연.
강원FC의 골키퍼 이광연. ⓒ뉴스1

이날 강원의 수문장으로는 U-20 월드컵 국가대표 골키퍼 이광연이 나섰다. 이광연의 첫 1군 데뷔 무대였다. 하지만 U-20과 성인축구 리그의 차이는 컸다. 포항 완델손의 공격에 강원의 골문은 속절없이 열렸다. 완델손의 해트트릭에 이어 이석현에게 추가실점까지 내 준 강원은 완패가 확실해 보였다. 이미 후반 25분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후반 26분 조재완이, 33분 발렌티노스가 연속 골을 기록하며 2-4로 격차를 좁혔다. 후반 추가시간, 그야말로 기적이 일어났다. 후반 46분, 48분에 조재완이 연속골을 기록한 데 이어 50분에는 정조국의 헤딩골로 기적이 완성됐다. 0-4였던 스코어가 5-4로 뒤집어진 것이다.

기록

해트트릭을 기록한 조재완.
해트트릭을 기록한 조재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한겨레

특별했던 경기 내용만큼, 새로운 기록도 생겨났다. 한국 프로축구 역사상 4골 차이로 뒤지던 경기를 뒤집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포항의 완델손과 강원의 조재완이 각각 3골씩을 기록했는데, 이처럼 양팀의 선수가 한 경기에서 동시 해트트릭을 기록한 건 K리그1이라는 명칭이 생긴 후 처음 있는 일이다. 프로축구 통산 기록으로는 3번째다.

평가

축구의 본고장 영국의 매체들도 이 말도 안 되는 ‘춘천의 기적‘에 관심을 가졌다. 영국 ‘스포츠 바이블’은 ”강원의 김병수 감독은 하프타임에 알렉스 퍼거슨 경의 헤어드라이어를 이용한 모양”이라며 ”지난 5월 있었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버풀과 바르셀로나의 4강 경기를 뛰어 넘는 역전극”이라고 평가했다. 당시 리버풀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바르셀로나를 4-0으로 격파한 바 있다.

영국 ‘기브미스포츠’는 이날 경기에 대해 ”역전극을 좋아하지 않는 축구팬은 없다”라며 ”축구 역사상 가장 오래 기억될 경기”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경기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지난 2004년부터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조 본프레레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기도 했다. 아마 조 본프레레도 이 경기를 지켜봤으면 정말 무릎을 탁 쳤을 것 같다.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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