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322억 횡령 혐의' 한보그룹 정태수의 아들이 해외도피 21년 만에 압송됐다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뉴스1

해외 도피 중이던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씨(64)씨가 21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씨는 22일 오후1시23분쯤 검찰 수사관들에게 붙들린 채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네이비 점퍼에 국방색 면바지, 운동화 차림으로 나온 정씨는 캡모자에다 점퍼 모자까지 이중으로 쓴 채로 고개를 숙이고 취재진 앞에 섰다. 검은색 뿔테 안경을 쓰고, 수염은 1~2일 가량 깎지 못한 듯한 모습이었다.

‘아버지 정태수 회장은 어디있냐‘, ‘수백억대 체납세금은 내실 생각이 있냐’는 등 쏟아지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공항을 빠져나갔다.

신분을 세탁해 캐나다, 미국, 에콰도르 등지에서 도피생활을 해온 정씨를 검찰은 파나마에서부터 국제공조를 통해 정씨의 신병을 확보했다. 이후 정씨는 브라질, 두바이를 경유했다. 검찰은 두바이에서 국적기에 오르자마자 구속영장을 집행했고, 22일 오후 1시23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검찰은 곧바로 정씨를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로 이송해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검 관계자는 ”이르면 23일 오후2시에 수사경과를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씨는 1997년11월 한보그룹 등이 부도가 나자 자신이 대표로 있는 자회사 동아시아가스 자금 약 322억원을 횡령하고 스위스로 자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었는데, 1998년 6월 한 차례 조사를 받고 도주했다. 검찰은 1998년 7월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체포에 나섰으나 소재불명이 돼 집행이 불가능했다.

검찰은 2008년 9월 공소시효 만료를 피하기 위해 정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재산 국외 도피 횡령 혐의로 불구속했다. 이후 같은해 12월 다시 구속영장이 발부됐으나 첫 번째 영장 때와 마찬가지로 소재불명으로 집행하지 못했고, 22년째 잠적했다.

2017년 6월 253억원의 고액 체납자인 정씨가 미국에 체류중이라는 정씨 측근 인터뷰가 방송돼 검찰은 미국에 범죄인인도를 청구했으나 역시 소재불명으로 무위로 돌아갔다.

대검은 지난해 8월부터 본격적으로 정씨 소재 추적에 착수해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 한국지부장, 캐나다 국경관리국(CBSA) 일본주재관 등 해외 법집행기관과 긴밀한 정보공유, 회의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수사공조를 해왔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횡령 #정태수 #한보그룹 #배임 #정한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