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이어진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등 각종 행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의 뒤를 따라다니며 의전 실무를 챙겼던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 방문 환영식에서 다른 국무위원회 위원들과 함께 행사 전면에 등장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겸 당 부부장이 김여정 부부장이 하던 행사 진행 역할을 이어 받은 듯한 모습도 포착됐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텔레비전’(CCTV)가 20일 공개한 보도 영상을 보면 김여정 부부장은 김정은 위원장, 그리고 최룡해 국무위 제1부위원장 다음으로 서열이 높은 다른 국무위 간부들과 함께 대열에 포함돼 있다. 시 주석 부부와 악수하길 기다리고 있는 대열 맨 처음에는 박봉주 국무위 부위원장이 서 있고 그 뒤로 리용호, 리만건, 리수용, 최휘, 김영철 국무위 위원들이 차례로 서 있는데 7번째 순서에 김여정 부부장이 시 주석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공개된 직책으로는 김여정 부부장보다 급이 높은 김수길 총정치국장은 김 부부장 바로 뒤에 자리하고 있다. 김 부부장이 김정은 위원장의 주요 대외행사에서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집사’ 역할을 하는 김창선 국무위 부장과 함께 뒤쪽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등 의전 실무를 담당했던 전례와는 달라진 점이라 김여정 부부장의 위상에 변화가 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한편, 이날 보도 영상에서는 현송월 당 부부장이 여태까지 김여정 부부장이 하던 의전 총괄 업무를 넘겨 받은 듯한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영상에서 현 부부장은 과거 김여정 부부장의 차림새와 비슷하게 검은 치마 정장에 블루투스 이어폰을 끼고 의전 총괄인 김창선 부장과 함께 분주하게 움직였다. 김여정 부부장의 위상이 올라가는 동시에 그 빈자리를 현 부부장이 맡게 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