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일, 그간 미국과의 협상이 성과를 내지 못했다면서도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혀 대화의 문이 여전히 열려 있음을 시사했다. 또 ”정치적 해결”과 ”평화와 안정”을 강조하며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향도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지난 1년간 지역 내 긴장감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관련국’의 적극적 호응을 얻어내지는 못했다”며 ”이는 북한이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1년여 전, 싱가포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합의한 △북미 관계 정상화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비핵화 △유해송환 약속을 지키려 했지만 미국은 이행에서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김 위원장의 속내를 전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북한은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라며 ”관련국과 노력해 우려를 해결하고 한반도 문제가 성과가 있도록 하겠다”고 밝혀 지난 4월 12일 시정연설 때의 입장이 여전히 유효함을 시사했다. 김 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이룩하고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도록 할 것”이라며 무력시위를 자제하겠다는 의향도 전했다. 북한은 미국에 대해 ‘셈법’을 바꿀 것을 촉구하면서 지난 5월 들어서 2차례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이에 대해선 ”정상적인 군사훈련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시 주석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고 비핵화를 촉진하려는 북한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한반도 정세는 지역의 평화와 안정과 관련되어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지지한다. 한반도 비핵화 실현에 중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시 주석은 ”북한의 안보 우려 해결을 중국이 돕겠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북핵 문제와 관련,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비핵화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3원칙을 견지해왔으며, 시 주석은 19일 북한 노동신문 기고문에서도 ”조선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과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 수호”를 강조했다. 중국은 한반도 긴장 고조뿐 아니라 급속한 평화 프로세스 진전 역시 경계한다.
이날 중국 관영 CCTV를 통해 공개된 북중 정상의 대화에선 하노이 회담을 결렬로 이끈 북미 간 비핵화 방식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비공개로 관련 의견을 주고받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시 주석은 다음 주 일본 오사카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다.
북미 정상이 지난 11일 친서 외교를 재개한 가운데 스티븐 비건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19일 워싱턴에서 열린 행사에서 ”양측(북미)은 유연한 접근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고, 이것만이 외교를 통해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밝혀 북미 회담 재개 기대감을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