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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학습만화에 동성애가 ‘비정상’이라는 표현이 나왔다

관련 내용을 감수하지도 않은 민우회 성평등상담소가 감수자로 등재됐다

아동·청소년 대상 학습만화 ‘why? 사춘기와 성’ 후속 개정판 표지
아동·청소년 대상 학습만화 ‘why? 사춘기와 성’ 후속 개정판 표지 ⓒ예림당

아동·청소년 대상 학습만화 후속 개정판 표지.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가 감수자로 이름을 올렸지만 상담소는 후속 개정판 속 문제가 된 내용들을 감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엄지: “엄마, 동성애는 나쁜 거지?”
엄마: “글쎄, 나쁘다기보다는 정상이 아니지.”
엄지: “내가 트랜스젠더가 아니라서 다행이야.”
엄마: “엄마는 우리 딸이 보편적인 성의식을 갖고 있어서 맘이 놓이네.”

아동·청소년 대상 학습만화 ‘Why? 사춘기와 성’(예림당)이 성소수자를 비정상적인 존재로 그리는 등 차별과 편견을 조장하는 혐오 표현을 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Why? 사춘기와 성’은 온라인 서점 ‘알라딘’ 어린이책 ‘우리 몸’ 분야 판매 순위 1위에 올라 있다.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상담소)는 17일 공식 트위터에 글을 올려 해당 책을 모두 수거해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독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큰 출판물이기에 성평등 관점에서 정확한 성교육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상담소의 설명을 종합하면, ‘Why? 사춘기와 성’ 2018년 3판 중쇄 개정판은 성소수자를 ‘예외적’, ‘비정상적’, ‘보편적이지 않은’, ‘다행이지 않은’ 존재로 그리고 이성애가 ‘자연의 섭리’라고 전제했다. 책 속 인물인 엄마는 딸에게 “대다수의 사람이 이성에게 호감을 느껴 사랑하고 결혼도 하지. 그것이 자연의 섭리이기도 해”라고 말한다.

상담소는 책이 에이즈에 대한 편견을 정당화하기 위해 동원되는 비과학적 정보도 유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담소는 ‘동성애자들 사이에서 에이즈 환자가 많이 발생’, ‘에이즈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와 같은 책 속 발언을 문제 삼았다.

문제는 상담소가 이 책의 감수자로 이름이 올라가 있다는 점이다. 상담소는 “2008년 2판1쇄 개정판을 감수했고 당시에는 이 같은 내용이 없었다”고 밝혔다. 3판 개정판은 상담소가 감수하지 않았는데도 여전히 상담소가 감수자로 기재돼 있다는 얘기다. 상담소는 “반인권적인 내용으로 책을 변경 출판한 예림당은 후속 개정판을 모두 폐기하고 성평등 관점으로 책을 수정하라”고 요구했다.

예림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2013년께 보수 기독교 단체에서 책의 내용을 문제 삼아 출판사에 지속적으로 항의했고 이에 성소수자 관련 내용을 수정했다”며 “그 과정에서 감수자에게 알리지 않은 것은 명백한 잘못이며 현재 상담소 쪽에서 문제를 제기한 내용은 수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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