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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 천왕동 주민의 '주꾸미 집 건축 반대'는 집단 이기주의인가?

여러 측면을 자세히 살펴보자

  • 박세회
  • 입력 2019.06.17 15:22
  • 수정 2019.06.17 15:27

광명 지역에서 유명한 주꾸미집을 운영 중인 주식회사 S가 구로구 천왕동의 초중등학교 인근에 부지를 사고 건축을 시작하자 지역 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교통사정이 현저하게 나빠지고 아이들의 안전이 위협받는다는 이유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나친 지역 이기주의라는 지적이 있는가 하면 현지 상황을 알고 나면 그럴 만도 하다는 의견도 있다. 

일단 위치를 보자. 주꾸미 전문점으로 유명한 주식회사 S가 건축 중인 부지는 7호선 천왕역에서 약 600m 거리에 있는 산자락 삼거리 교차로의 한 모퉁이다. 주변에 11개동의 타운하우스 아파트 단지와 천왕초등학교, 천왕중학교, 구립 어린이집이 포진되어 있다. 

이 부지에서 천왕산 쪽으로 올라가는 길은 막다른 도로다. 외부에서 이 가게를 찾아오려면 반드시 천왕중학교와 천왕초등학교를 지나야 한다. 이 길은 왕복 1차선이다. 

구로구의회 측에 따르면 주민들이 가게 건설을 반대하는 요지는 대략 세 가지다. 1) 차량 통행이 많아져 교통 사정이 나빠진다. 2) 아이들의 통학 안전이 위협받는다. 3) 아이들이 지나다니는 곳에 음식점 손님들이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면 교육에 악영향을 끼친다. 

지역 주민들은 주식회사 S가 이 부지에 S주꾸미의 본점을 이전할 경우, 평일 손님이 1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광명에 있는 본점에 하루 평균 800~1000명의 손님이 찾고 있다는 말을 인용해 2~3인 이용객이 한 차량을 타고 올 경우 하루 차량 통행량이 350~400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 지도 캡처

다만 주식회사 S 측이 이 자리에 반드시 주꾸미 가게를 내려는 것은 아니다. 건축주 측은 해당 부지를 살 때 주용도를 자동차 관련시설, 정확하게는 ‘주차부지’로 허가를 받았다. 허가 상황을 보면 주차 시설이 전체 면적의 70%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주식회사 S 측은 구로구의회 실무진과의 간담회에서 근린시설 공간을 지어 임대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근린시설은 상가 건물을 생각하면 쉽다. 피트니스센터가 들어올 수도 있고, 학원이 들어올 수도 있다. 

구로구의회 측은 ”지역 주민들의 걱정이 이해는 된다. 만약 하루 평균 300대의 차량이 식사 시간에 몰려 1차선 통행로로 드나든다면, 아이들의 안전과 지역 주민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다만  건축주가 주꾸미 가게를 하겠다고 한 상황도 아니고, 주꾸미 가게를 한다고 해도 본점 만큼 잘 되리라는 보장도 없는 상황이라. 예측만으로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해당 부지에는 연면적 2천174m²(658평)의 규모의 지하1층, 지상 3층 건물이 들어설 예정으로 이미 지반을 닦는 공정이 진행되고 있다. 지역 주민은 주꾸미집의 건물을 구로구에서 사들여 공공시설로 사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구로구의회 측에 따르면 주식회사 S 역시 구로구가 사겠다고 한다면 거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땅값만 17억, 건물을 포함하면 22억원의 가치에 달하는 예산을 끌어오기에는 부담스럽다. 

구로구의회 측은 ”이미 S주식회사 측도 지역주민의 반발을 사면서까지 무리하게 음식점을 크게 열 생각은 없는 것 같다”라며 ”실제로 도로 상황을 보면 하루 1000명의 고객을 유치할 만한 사정이 안 된다. 지역 주민과 건축주가 모두 만족할만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천왕동 ”주꾸미 식당 건물의 건축을 막아달라”는 의견을 골자로 천왕동 주민 1327명이 동의한 청원이 지난달 31일 서울 구로구의회 복지건설위원회 회의에 안건으로 올라왔다. 이 안건은 25일 본회의에서 통과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안건이 통과되면 구청장에게 공식 의견이 전달된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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