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역대 최대 시위가 열리는 가운데 "나는 홍콩인" 美 유학생 칼럼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나는 중국인이 아닌 홍콩인입니다” - 칼럼의 제목

″저는 제가 속해있지 않은 나라, 중국이 소유한 도시 홍콩에서 왔습니다”

홍콩 출신의 미국 유학생 프란시스 후이가 자신이 재학 중인 미국 보스턴 에머슨대 신문에 기고한 ‘나는 중국인이 아닌 홍콩인입니다’는 칼럼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12일(현지시간) 칼럼 내용을 소개하고 ‘중국인’ 정체성 개념에 의문을 제기한 칼럼 내용에 분노한 중국인들이 후이를 향해 ‘싸이코’라는 등 악플을 퍼붓고 있다고 전했다.

후이는 지난 4월 게재된 칼럼에서 ”홍콩의 핵심 가치는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집회의 자유·언론과 출판의 자유에 뿌리를 두고 있다. 나를 포함해 많은 홍콩 시민들은 공산당이 인터넷을 검열하고 반체제 인사를 구속하는 중국과 홍콩이 다르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썼다.

워싱턴포스트 기사 캡처 
워싱턴포스트 기사 캡처 

또 그는 “2017년 18~29세 젊은 세대 중 자신을 중국인으로 여긴다고 답한 비율은 4%에 불과했다”며 ”많은 홍콩 시민들은 스스로를 ‘홍콩인(Hongkonger)’이라고 부르고 있고, 2014년 이 단어는 옥스퍼드 사전에도 등재됐다”고 전했다.

이 칼럼은 완전한 자치를 원하는 홍콩과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하려는 중국 사이에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 중국은 지난 1997년 홍콩 반환 당시 50년간 ‘하나의 나라, 두 개의 체제’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홍콩의 자치권이 잠식당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후이가 칼럼을 쓰게 된 계기는 출신 지역을 묻는 버스 옆자리 승객과의 대화였다. ‘어디 출신이냐‘는 한 남성의 질문에 ‘홍콩에서 왔다’고 답했다가 ”너는 중국인이다. 정체성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훈수를 들어 칼럼을 쓰기로 결심했다는 것.

이 칼럼이 공개된 후 중국 학생들 사이에서는 거센 비난이 나오고 있다. 후이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는 ”화가 난다” ”부모님이 너를 부끄러워해야 한다”는 악플이 달렸고, 중국 유학생 200여명이 참여한 위챗 단톡방에서는 후이를 ‘싸이코‘라고 지칭하거나 ‘힘 없는 키 작은 소녀’라는 비하 발언이 쏟아졌다.

특히 후이의 모교 에머슨대 페이스북에는 ”아무리 (거리가) 멀어도 나의 가장 위대한 중국을 반대하는 자는 반드시 처단해야 한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후이는 칼럼을 쓴 후 육체적으로 해를 입은 적은 없지만, 늘 감시당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하지만 후이는 어떤 공격을 받더라도 홍콩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머슨대에서 몇 안 되는 홍콩인으로서 비판과 경멸에 직면하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나는 내가 자랑스럽다. 나는 앞으로도 홍콩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하게 고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중국 #홍콩 #홍콩 시위 #범죄인 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