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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법원이 유람선 침몰 '가해 선장' 석방을 결정했다

검찰은 이의를 제기해 항고했지만 기각됐다.

11일 오후(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인근 바지선 위에 놓인 허블레아니호
11일 오후(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인근 바지선 위에 놓인 허블레아니호 ⓒ한겨레

지난달 29일 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 허블레아니 호를 들이받아 침몰시켜 한국인 관광객 등 28명의 목숨을 앗아간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의 우크라이나인 선장이 보석으로 풀려나게 됐다.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은 12일(현지 시각) 허블레아니호를 추돌한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의 선장 ‘유리 C.’를 보석으로 석방하라는 법원 결정이 내려졌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헝가리 검찰은 크루즈선 선장의 보석 결정에 대한 항고가 기각된 사실을 이날 한국 법무협력관에게 전달했다.

유리 C. 선장은 허블레아니호를 추돌해 사고를 낸 뒤 구금됐으며, 법원의 심사를 거쳐 이달 1일 정식으로 구속됐다. 헝가리 검찰은 이어 과실에 의한 다수 살해 혐의로 그를 기소했다. 하지만 헝가리 법원은 보석금 1500만 포린트(약 6000만원)를 내고, 전자발찌를 차고 부다페스트를 벗어나지 말라는 조건을 붙여 유리 C. 선장의 보석을 허가했다. 검찰은 이에 이의를 제기해 항고했지만 기각됐다. 법원은 보석을 허용하는 대신 일주일에 두 차례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아야 하는 의무를 부과했다.

앞서 헝가리 수사당국은 가해 선박인 크루즈선을 억류하지 않고 자유롭게 영업을 허용했는데, 이번엔 법원까지 중대 과실 혐의를 받는 선장까지 석방함에 따라 수사 미흡과 안이한 대응을 둘러싼 논란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한편, 4명 남은 한국인 실종자를 찾기 위해 인양된 허블레아니호 내부 정밀 수색은 이날도 이어졌다. 신속대응팀 송순근 수색구조대장(주헝가리대사관 국방무관)은 “11일 헝가리와 한국 쪽 잠수사들이 선내에 들어가 수색했지만 물이 많았고 토사가 많아 완벽한 수색이라고 할 수 없었다”며 “오늘 신속대응팀 소속 수색요원 2명이 인양된 허블레아니호에 들어가 실종자를 찾기 위한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허블레아니호는 사고 발생 13일 만인 11일 인양됐고, 이때 배 안에서 한국인 실종자 3명과 헝가리인 선장의 주검이 수습됐다. 이로써 허블레아니호에 탑승했던 한국인 관광객(33명) 가운데 사망자는 22명, 실종자는 4명이 됐다. 인양 뒤 바지선으로 옮겨진 허블레아니호는 정밀 조사를 위해 사고현장으로부터 하류로 15㎞ 떨어진 체펠섬에 옮겨진 상태다. 헝가리 당국은 구조·수색에서 사고원인 규명 등 수사를 본격화했다.

이날엔 함정이나 잠수함 등이 바닷속 물체를 탐지할 때 사용하는 소나(수중음향표정장치)를 동원한 사고 현장 주위 강바닥 수색도 진행됐다. 송 대장은 “(인양 때) 유실 방지 대책이 있었지만 유실 가능성이 없지 않다”며 “배 밖에 있었던 사람이 발견되지 않았을 수도 있어 그 주변을 집중적으로 살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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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유람선 #허블레아니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