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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6월 07일 11시 32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06월 07일 14시 38분 KST

우리 모두가 송중기는 아니지만, 송중기와 같은 '이그트'다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가 만났을때

tvN 제공

인류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직립을 시작한 이래 다양한 형태를 거쳐 현생인류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지혜가 있는 사람)의 형태까지 진화한 것으로 본다. 이 진화의 흐름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장면이 바로 호모 사피엔스의 탄생과 부흥이다.

최초의 호모 사피엔스를 상상해보자. 여러 설이 있지만, 최초의 호모 사피엔스는 아프리카에서 기원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아프리카에서 기원한 이 새로운 인류는 대략 20만년 전쯤 출현해 어느 시점엔가 아프리카 밖으로 퍼져나가며 지구를 지배했다. 그럼, 다른 대륙에는 인류가 없었을까? 

과학자들은 호모 사피엔스의 아프리카 탈출 당시 네안데르탈인이 유럽을 지배하고 있었다고 본다. 호모 사피엔스가 현생인류와 외양이 매우 유사한, 그러나 유전학적으로는 먼 네안데르탈인과 처음으로 만났을 때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tvN’의 대작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는 이런 진화의 상상력을 토대로 시작한다. 이 드라마의 여러 설정 중 특기할만한 건 붉은 피의 사람과 푸른 피의 뇌안탈을 나눴다는 점이다. 아스달의 지배자인 ‘사람‘은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와 매우 흡사하다. 지략을 쓰고, 철을 다루고, 글자로 기록을 남기고 지배욕이 강하다. 한편 신체 능력이 월등한 ‘뇌안탈‘(’뇌안탈‘이 ‘네안데르탈인’에서 따온 게으른 작명이라는 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좋을 듯하다)은 문화를 가꾸거나 무기를 만들지는 못하지만, 꿈을 꾼다. 

과학적으로는 여러 가지 가설이 있지만, 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이 일정 기간 공존하며 공영과 반목을 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다. 가장 확실한 건 두 인류가 섹스를 했다는 점이다. 과학적 증거로 밝혀진 최초의 짝짓기 시점은 10만년 전이다.

지난 2016년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연구팀은 시베리아의 알타이산맥의 한 동굴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 여성의 발가락뼈에서 추출한 게놈을 분석한 바 있다. 당시 연구진은 이 여성의 게놈에서 호모 사피엔스를 비롯한 데니소바인의 유전자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뇌안탈과 사람의 혼종 ‘이그트’는 이런 연구에 상상의 토대를 둔다. (기사 계속)

드라마에서 뇌안탈과 사람은 섹스를 한다. 섹스해서 낳은 아이는 푸른 피와 붉은 피가 섞여 피가 보라색이다. 드라마에서는 이 혼종은 ‘이그트’라 부른다. 이그트는 어린 시절에는 등이 푸른색 껍질로 뒤덮여 있으며, 성장해서는 뇌안탈의 뛰어난 신체 능력과 사람의 지적 능력을 모두 갖춘다. 드라마에서는 은섬(송중기 분)이 바로 이그트다. 

진화 연구에서 빌려온 또 다른 설정은 네안데르탈인의 멸종이다. 네안데르탈인은 인류와 조우한 후 약 3만년이 지난 시점에 멸종했다. 그 이유를 둘러싼 여러 가설 중 하나는 호모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을 침략하고 정복해 몰살했다는 주장이다.

지난 2016년 스탠퍼드 대학교의 생물학자 마커스 펠드맨 박사를 비롯한 연구진은 발달한 ‘문화’를 지닌 호모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을 멸종시켰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당시 ”여기서 말하는 문화란 사냥의 기술, 의사소통 능력, 환경에 대처하는 능력 등을 말한다”고 밝혔다. (기사 계속)

tvN 제공

드라마에서 아사달 인류는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하고 맨발로 뛰어다니며 말을 타지도 못하는 ‘뇌안탈‘의 모습과 대비적으로 그려진다. ‘타곤’(장동건 분)으로 대표되는 아사달 인류는 이미 편지를 쓰고 말을 타고 노예를 부려 수동 엘리베이터를 만든다. 

한편 네안데르탈인이라는 종은 사라졌지만, 그들의 유전자는 우리 몸에 남아 있다. 과학자들은 현생인류가 네안데르탈인을 비롯해 시베리아와 동남아 지역에 살았던 데니소바인 등 수많은 호미닌(인류)의 혼종일 것으로 본다. 드라마의 표현대로라면 우리 모두가 이그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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