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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된 ‘커피’가 20년 뒤 사라진다

“앞으로 우리는 커피를 마실 수 없다”

  • By HuffPost Korea Partner Studio
  • 입력 2019.06.24 11:13
  • 수정 2020.09.25 10:19

향긋한 원두 커피로 아침을 시작하고, 샷 추가한 ‘아아’로 식곤증을 물리치고, 휴일엔 친구와 새로운 카페를 찾아다니며, 시간이 부족한 연인과 24시간 커피점까지 찾는 당신. 커피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지만, 커피의 여정을 궁금해하지는 않는다. 커피에 대해 더 알아보자 외쳐도 ‘어렵다’며 한 발, ‘맛만 알면 되지 않냐’며 두 발 물러설 뿐이다. 그러나 원산지와 재배자의 사정까지 알아야 하냐며 불평하기 이전에 커피가 이 세상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는 자각이 필요한 때다. 당신이 진정으로 커피를 좋아한다면 커피가 살아남기를 바랄 테니까.

ⓒ네스프레소

내일부터 커피를 마실 수 없습니다”

석유처럼 커피 보유량을 체크하며 국가적으로 커피 소비를 조절해야 하는 때가 올지도 모른다. 전 세계 하루 커피 소비량이 20억 잔이 넘고 매해 그 양은 늘어나는 추세인데다 기후 변화로 커피 수확량이 줄어 이미 커피 값이 비싸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1차적 문제다. 기후 변화엔 커피 씨를 말려 버릴 수 있는 위험성이 내포돼 있다. 2017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평균 지표온도가 2도 이상 높아진다면 중남미에서 생산되는 커피의 양이 최대 88%까지 줄어들고, 2040년에는 아라비카 커피종은 멸종할 것이라 예측했다. 호주 기후학회(The Climate Institute)의 경우 2080년에는 사실상 커피가 멸종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15~24도의 선선한 기후에 풍부한 강수량을 필요로 하며, 고온에서는 병충해를 입기 쉬워 고지대를 선호하는 예민한 작물이 바로 커피다. 브라질, 콜롬비아와 에티오피아, 베트남 등 적도 지역을 중심으로 커피가 자라는 일명, ‘커피 체인’이 형성된 것도 바로 기후적 영향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온난화로 인해 평균 온도가 상승하고 가뭄과 폭우가 잦아지는 통에 ‘커피 체인’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

2014년에 세계 최대 원두 생산국인 ‘브라질’이 극심한 가뭄을 겪으며 전세계 원두값과 커피값이 상승한 바 있다. 콜롬비아에서는 2008년 고온에서 활동하는 커피 전염병, 녹병(Rust Outbreak)이 발생해 커피 생산량이 2007년 대비 31%나 감소했다. 그로 인해 농부들은 커피 재배를 포기했고, 소규모 커피 농사 지역은 지역 사회 전체가 위기를 겪어야 했으며, 브라질은 200여년 만에 처음으로 생두를 수입하는 사태를 맞이했다. 여기에 경쟁으로 인한 커피 가격 하락, 생산 비용 증가까지 덧붙었으니 사실 커피 농부들에겐 농사보다 인스턴트커피 공장에 다니는 것이 쉬울 지도 모른다.

 

커피 나무 옆에 ‘나무’를 심었다

커피 산업의 미래는 불투명하고, 다음 세대를 이끌 커피의 후예들은 도시로 향하는 상황. 우리가 미래에도 맛있는 커피를 먹고 싶다면 농부들과 함께 커피 생산을 고민해야 한다. 제 값 주고 커피를 사 마시는 건 당연 하거니와 생산부터 소비 이후까지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 한국땅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적다면, 커피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하는 기업을 지지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네스프레소

네스프레소는 2020년까지 전 세계에 500만 그루의 나무 심기를 목표로 활동 중이다. 프랑스 환경단체 ‘퓌르 프로제(PUR Projet)’와 ‘열대우림연맹(Rainforest Alliance)’과 협력하여 세계 곳곳에 나무를 심으며 ‘혼농임업(Agroforestry)’도 전파하고 있다. 나무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는 자연 공기청정기다. 게다가 토양도 비옥하게 만들고, 특히 커피 꽃이 필 때 강렬한 바람과 비, 태양열로부터 커피 나무를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녹병같은 해충의 침입을 늦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심지 않을 이유를 찾는 것이 어려울 정도다. 

ⓒ네스프레소

그렇다면 ‘혼농임업’은 무엇인고 하니 커피 농장과 주변에 땔감용 나무, 잎이 큰 바나나 나무, 향신료, 약초 등을 뒤섞어 심는 농사 방식이다. 나무 그늘이 커피콩이 천천히 익을 수 있도록 도와 커피의 질을 좋게 만들 뿐 아니라, 땔감이나 바나나 등으로 농부들이 부수입도 얻는다. 혹여 병충해로 커피 농사가 망해도 먹고 살 수 있으니 다음해에 다시 커피를 지을 힘이 생긴다. 적어도 자신이 평생 가꿔온 일터를 버리는 일은 없어지는 것이다.

 

세상엔, ‘커피 퇴직 연금 저축 제도’도 있다

네스프레소는 일찍이 커피 농부 등을 돕기 위해 2003 년부터 비영리재단인 ‘열대우림연맹’과 함께 ‘AAA 지속가능한 품질™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커피 사업을 진행해보니 농부들이 안정적으로 커피를 생산할 수 있어야 커피의 질도 좋아지고, 커피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어서다. 네스프레소는 커피 농부들에게 기술 지원을 하고 기반 시설에 투자를 했다. 또한 네스프레소의 커피 농학자들을 지역으로 파견해 환경을 보호하면서 고품질의 커피를 재배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농부들에게 전파했다.

ⓒ네스프레소

네스프레소는 이렇게 만들어진 고품질의 원두를 프리미엄 가격에 구입하고, 농부들은 지속적으로 커피 재배에만 힘을 쏟도록 한다. 이렇게 16년째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현재  7만 5천 명의 농부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10년 이상 참여한 사람들이 다수다. 커피 농장에 들이닥쳤던 병충해, 급격한 기후 변화 등을 함께 극복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리고 프로그램 10주년 때 네스프레소는 “현재 프로그램에서 원하는 복지는 무엇인가요?”라 콜롬비아 농부들에게 물었다. 그들은 ‘연금’을 말했다. 계속해서 커피 농사를 지으면서 가족과 함께 미래를 꿈꾸고 싶다는 의미였다. 네스프레소는 민관 파트너십을 통해 퇴직연금저축(BEPS: Colombian Beneficios Economicos Periodicos)’ 제도를 도입했고 220만 달러(약 26억 원)를 투자했다. 커피 농부들은 횟수, 액수 상관없이 저축하며 평생 소득을 보장받게 됐다. 노년을 온전히 쉬면서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국제공정무역기구의 전 회장인 헤릿트 램(Harriet Lamb)은 “젊은 세대가 연금제도를 통해 커피농업을 중요한 직업으로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긍정적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커피의 마지막 순간까지 책임진다

네스프레소는 커피 재배, 포장재 생산 및 커피 머신 사용이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하고 있다. 알루미늄으로 ‘캡슐’ 포장지를 선택한 것은 환경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 알루미늄이 커피의 신선도, 향미 및 품질을 유지시켜주는 최상의 소재로 100%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다. 게다가 무게가 가벼워 운반에 용이하며 포장재의 오남용이 없다. 

ⓒ네스프레소

재활용을 위해 현재 36개국에서 14,000개가 넘는 네스프레소 전용 캡슐 수거 장소를 운영 중이다. 15개국에서는 가정 재활용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시행 중이다. 이는 우편 배달부가 사용 캡슐을 수거해가거나, 새로 주문한 네스프레소 커피 제품이 배달될 때 사용된 캡슐을 수거해가는 방식이다. 물론 네스프레소 부티크를 비롯해 10만 곳 이상의 캡슐 수거 지점에서도 반납이 가능하며, 24개국에서는 자기 집 문 앞의 수거함에 캡슐을 반납하는 서비스도 시행 중이다.

하지만 네스프레소의 노력에 앞서 ‘소비자’의 관심과 행동이 커피를 살리는 가장 강력한 힘이 된다. 커피 농부들의 삶을 떠올릴 줄 알고, 커피 체인점들이 커피 값을 제대로 내는지를 확인하고, 커피 머신의 에너지 효율성을 따져볼 때 맛있는 커피를 오래오래 마실 수 있는 힘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결국 커피 멸종을 막고 맛있는 커피를 지속적으로 마실 수 있는 방법은 소비자, 우리의 손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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