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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6월 03일 11시 11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06월 03일 11시 11분 KST

직장인 유튜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직장인 부업활동 금지, 바꿀 때가 됐다.

nortonrsx via Getty Images
huffpost

직장인의 부업은 여전히 불편한 진실이다. 누구나 부업에 관심을 갖고 있고 부업을 하는 동료 또는 선후배는 어디에나 있지만, ‘부업은 업무에 지장을 주는 것’이라는 편견이 당연하게 깔려 있고, 이를 뒤받쳐주는 ‘겸업금지의 조항’에 의해 직장인의 부업 활동은 ‘하면 안 되는 일’이 된다.

사실 강연이나 기고, 창작물 판매 등 직장인들이 수익을 얻는 사례는 전부터 많았지만 이제는 상황이 좀 바뀌었다. 주 52시간제가 적용되면서 ‘내 시간’은 늘었고 ‘직장에서 돈 벌 시간’은 줄었다. 남는 내 시간을 투자해, 추가로 돈 벌 기회를 만들어내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아니, 오히려 더 합리적인 선택지가 됐다.

당장 유튜브 검색창에 ‘공무원’ ‘선생님’ ‘변호사’ ‘직장인’만 쳐봐도 첫번째 키워드로 ‘브이로그’(vlog)가 따라붙는다. SNS에 누구나 내 채널을 개설할 수 있고, 구독자를 늘리거나 물건을 판매해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는 시대다.

그 와중에 부업을 ‘하면 안 되는 일’로 규정하는 조항은 너무나도 부실하다. “사원은 회사의 허가 없이 직접 또는 타인을 대리하여 영리를 목적으로 한 취업이나 기타 영업행위에 종사할 수 없다.” 대부분의 사기업에서 취업규칙에 포함하는 겸업금지 조항이다. 취업 전에는 창업 경험을 스펙으로 쳐주더니 취업 후에는 새로운 일에 대한 가능성을 취업규칙 한 문장으로 차단해버린다. 경제동화 <열두살에 부자가 된 키라> 속 키라가 학교를 다니면서 한 일을 직장인인 우리는 합법적으로 할 수가 없다.

실제로 최근에는 부업을 금지하는 회사 규정에 따라 직장을 그만두거나, 유튜브 활동을 쉬게 된 유튜버 사례도 있다. ‘회사 또는 업계 이미지를 실추한다’ ‘사무실 내 촬영이나 회사 이야기로 회사 정보가 유출된다’ 등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도 있긴 하지만 ‘업무에 집중하지 못할 것 같아서’라는 애매한 판단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워낙 근거 조항이 부실하니 주관적인 해석의 여지가 크다는 거다.

올해 초, 일본 정부는 직장인이 자신의 특기로 추가 수입을 창출할 수 있도록 부업, 겸업, 주말 창업을 장려하는 ‘직장인 대상 부업 촉진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여기서는 겸업금지 사례도 명확히 해두었는데, 본업에 지장을 주거나 기업 비밀이 누설되는 경우, 본업과 같은 분야여서 회사 이익을 해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이 제도를 국내 ‘직장인 유튜버 논란’에 가져와보면 문제가 말끔하게 정리된다. 국내 기업이 겸업금지 조항을 유지하는 명분에는 동의하면서, 직장인들의 추가 소득에 대한 기회는 열어두었다.

우리도 바뀌어야 한다. 기업은 겸업 규제 사례를 확실히 정해두면서 직장인의 추가 소득에 대한 기회를 열어두는 방향으로 규칙을 바꿔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는 기업이 규칙을 세울 수 있도록 정책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면서, 돈이 사람을 잡아먹지 않도록 직장인의 부업, 겸업에 대해서도 관리해야 할 것이다.

부업 활동은 나의 가능성과 시대의 변화에 투자하는 적극적인 방식의 재테크다. 현재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미래에 내 능력으로 돈 벌 가능성을 확보하려는 진짜배기 노후 준비다.

은퇴 이후 중장년층의 재취업 교육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현재의 직장인들이 미래에도 자기 힘으로 먹고살 수 있도록 돕는 ‘부업 기회’에도 투자해야 한다. 최소한, 지금과 같은 애매한 취업규칙으로 그 기회를 차단해서는 안 된다.

* 한겨레에 게재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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