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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위가 용산참사 수사가 편파적이었다고 결론 내렸다

검찰이 철거민과 유족에게 공식 사과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검찰과거사위)가 31일 ‘용산참사’ 당시 검찰 수사가 소극적이고 편파적이었다며, 검찰이 “철거민과 유족에게 공식 사과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용산참사는 2009년 1월 서울 용산의 남일당 건물 옥상에서 점거농성을 하던 철거민을 경찰과 용역업체 직원들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불이 나 철거민 5명과 경찰특공대원 1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참사 직후 검찰은 서울중앙지검에 특수수사본부(수사본부)를 차리고 수사를 진행해 농성자 20명과 철거용역업체 직원 7명을 기소했다. 경찰관들은 ‘혐의없음’ 처분했다. 당시 검찰 수사를 두고 ‘경찰의 무리한 진압에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이 일었다.

검찰과거사위는 검찰이 경찰의 위법한 진압행위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용산참사 당일인 1월19일 철거용역업체 직원들은 경찰 장비를 들고 남일당 건물에 침입해 소방호스를 살수하거나 폐타이어를 태우며 방화를 시도했다. 경찰은 외부인의 출입은 막으면서 철거용역업체 직원들의 출입을 허락했다. 이런 ‘유착 정황’이 적지 않았지만, 검찰은 이를 수사하지 않았다. 검찰과거사위는 “용역업체 직원의 살수 및 방화 행위에 대해 묵인·방조한 경찰의 위법행위에 대해 수사본부가 전혀 수사하지 않았다”며 “철거용역업체와 경찰의 유착관계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소극적이었다”고 지적했다.

검찰과거사위는 검찰이 유족들에게 사전에 통보하지 않고 사망자들을 ‘긴급부검’한 것도 절차적으로 위법하다고 밝혔다. 당시 희생자들의 주검 6구는 유족들의 사전 동의나 영장 없이 이뤄지는 ‘긴급부검’을 받았다. 형사소송법 제141조4항은 ‘사체의 해부 또는 분묘의 발굴을 할 때 미리 유족에게 통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검찰과거사위는 “유가족에게 부검을 미리 통지하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 유족들은 일방적으로 시신이 부검된 것을 가장 억울해하고, (이 때문에) 국가가 이 사건을 조작하고 있다는 의심을 강하게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

검찰과거사위는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검찰의 소극적 수사도 지적했다. 당시 수사본부는 무리한 진압작전의 최종 결재권자인 김 전 청장을 서면조사만 했고, 통신사실 확인자료도 요청하지 않았다. 검찰과거사위는 “청와대가 이 사건 수사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상당하지만, 김 전 청장의 통신사실 확인자료가 누락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철거민들이 재판에 넘겨진 이후, 법원의 수사기록 열람·등사 결정을 검사가 거부한 점 △경찰이 무전 내용을 누락한 녹취록에 대해 추가 수사를 하지 않은 점 △철거민 체포 과정에서 인권침해에 대한 수사가 부족했던 점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검찰과거사위는 검찰이 철거민들의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 혐의와 경찰관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균형있게 수사하지 못했다며 “검찰 수사가 거리로 내쫓긴 철거민들이 요구하는 ‘정의로움’을 충족하기에는 부족했다”고 말했다. 검찰과거사위는 사전통지 없는 긴급부검과 수사기록 열람·등사 거부 등에 대해 철거민과 유족들에게 사과하고, 긴급부검 지휘와 검사의 구두지휘에 대한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이에 대해 용산참사 유가족 및 진상규명위원회는 “수사권고가 없어 실망스럽다.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당시 검찰 수사팀은 “(검찰과거사위가) 검찰은 당연히 정부와 경찰 입장을 옹호했을 것이라는 시각을 갖고 접근했다. 사법절차를 통해 명예훼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과거사위는 ‘용산참사 사건’ 조사와 심의 결과 발표를 끝으로 18개월간의 활동을 마무리했다. 검찰과거사위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뇌물·성접대 사건, 고 장자연씨 사건 등 총 17건의 실체를 재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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