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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6월 02일 15시 13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06월 02일 15시 15분 KST

내가 '여성 100명의 성기 사진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유는 이렇다

‘여성의 성기에 전형이란 없다’, ‘똑같이 생긴 여성이란 없다’는 걸 이해하는 건 아주 중요하다.

LAURA DODSWORTH/CHANNEL 4

2014년에 나는 자궁경부암에 걸렸다. 수술로 자궁 경관, 주위 조직, 질 3분의 1을 들어내야 했다.

사람들이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성기에 대해 부끄러워하고 불편히 여기기 때문이다. 문화, 종교 등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쳐 어릴 때부터 여성은 성기에 대한 수치심과 부끄러움을 안고 살아간다.

내 경우 자궁경부암 검사를 하기엔 너무 어리기도 했고, 내 성기에 대해 꼼꼼히 관찰한 적이 없었다. 성적 파트너가 아닌 사람이 내 성기를 들여다보았을 때는 이미 ‘위기 상황’에 닥쳐서였다.

24세에 나는 갑자기 수많은 의료진이 내 성기에 이것저것을 집어넣는 일에 익숙해져야 했다. 증상이 생겼을 때 부끄러워하지 않고 병원에 갔으니, 그로 인해 목숨을 구한 셈이다. 죽을 수도 있었기 때문에, 나에겐 부끄러워할 시간이 없었다.

거의 죽을 뻔했던 사건을 겪으며 자연스러운 신체에 대해 ‘수치심’을 느끼게 만드는 문화를 무너뜨려야 한다는 열정이 강해졌다. 나는 자궁경부암 투병에 대한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고, 공연 마지막에는 A1 크기의 내 성기 사진 포스터를 보여주었다.

LAURA DODSWORTH

그리고 아티스트 로라 도즈워스(Laura Dodsworth’s)‘여성성 프로젝트’(Womanhood : 2월 발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꼭 참여하고 싶었다. 여성 100명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완벽하고 이상적인’ 성기란 없다는 걸 보여주는 프로젝트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여성들은 여성으로서 살아오며 느꼈던 기쁨, 섹스, 고통, 트라우마, 생리 등등에 대한 저마다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나 혼자 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큰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촬영할 때 나는 티셔츠와 브라를 입고 있었지만, 하반신은 알몸이었다. 누워서 다리를 벌리고 성기를 드러냈다. 물론 사진가와 촬영팀 등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모두 옷을 입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은 신경이 쓰였다.

하지만 아주 강력한 기분도 들었다. 내가 특별한 일에 참여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내가 낯선 사람들이 가득한 방에서 알몸으로 누워있기를 ‘선택’했다는 것, 병원에서 검사받는 게 아니라는 게 정말 중요했다. 기분이 끝내줬다.

LAURA DODSWORTH/CHANNEL 4

내가 참여한 이 프로젝트의 메시지는 여성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다. 40대인 친구 한 명과 최근 저녁을 먹다가, 자신의 음순 한쪽이 다른 쪽보다 처져서 너무나 싫다는 말을 들었다. 

나는 이 프로젝트의 사진 몇 장을 보여주었고, 그녀는 여성의 성기가 얼마나 다 다르게 생겼는지 믿기 힘들어했다.

문화와 포르노에서 여성의 신체와 성기는 특정한 방식으로 보여진다. 음순 수술에 대한 기사는 보면 볼수록 ‘여성은 완벽한 외모를 가져야 한다’는 압력을 느끼게 만든다. 다양한 신체 사진들을 보고 여러 이야기를 들으면 젊은 여성들이 훨씬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평생 자신의 성기에 대한 불안함과 부끄러움을 가지고 살지 않아도 된다면 훨씬 편하지 않을까? 

‘여성의 성기에 전형이란 없다’, ‘똑같이 생긴 여성이란 없다’는 걸 이해하는 건 아주 중요하다.

여성이 성기 때문에 겁에 질릴 필요가 없다면, 얼마나 큰 진전과 해방이 이루어질까?

이렇게 민감한 소재를 다루려면 엄청난 재능이 필요하다. 아티스트 로라와 그녀의 제작진은 모두 여성이었다. 그 사실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여성들에게 편안함을 안겼다. 자신의 경험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이해, 존경, 민감함을 갖춘 제작진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이렇게 특별하고 여성에게 힘을 주는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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