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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의 새끼 하늘다람쥐들이 부산의 통신업체에서 발견된 사연

철거된 통신 장비 속에는 눈도 뜨지 못한 새끼 하늘다람쥐들이 있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자료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자료사진 ⓒ뉴스1

눈조차 뜨지 못한 새끼 하늘다람쥐가 처음으로 부산에서 발견됐다. 천연기념물 238호인 하늘다람쥐는 최근 개체 수가 감소해 멸종위기 야생동물II급으로 지정된 종으로, 지리산 등에서 서식하며 부산에서는 한 번도 발견된 적이 없다.

‘날다람쥐’라고도 불리는 하늘다람쥐는 앞다리와 뒷다리 사이 피부를 펴 하늘을 날 수 있지만, 이 새끼 하늘다람쥐들은 그런 방식으로 날아온 것은 아니었다.

하늘을 나는 하늘다람쥐. 자료사진
하늘을 나는 하늘다람쥐. 자료사진 ⓒEnskanto via Getty Images

부산일보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한 통신업체는 지리산 중턱에 설치돼 있던 통신 장비를 철거한 뒤 부산으로 이를 가지고 왔다. 통신업체 직원들이 부산에 도착해 철거한 장비를 열자, 그 안에는 눈도 뜨지 못한 채 몸을 웅크리고 있던 하늘다람쥐 2마리가 있었다.

이를 본 통신업체 직원들은 다급히 부산 을숙도에 위치한 야생동물치료센터를 찾았다. 보통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눈을 못 뜨는 야생동물은 치사율이 매우 높은 바, 센터에서는 수의사들이 총동원돼 ‘하늘다람쥐 살리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수의사들은 따뜻한 물에 손을 씻은 뒤 하늘다람쥐를 안는 방식으로 체온을 높여준 뒤 미국에서 공수한 초유를 주사기로 먹였다. 발견 당시 20g이었던 하늘다람쥐는 한 달 간의 간호 덕분에 기력을 회복해 몸무게를 55g까지 늘렸으며, 현재는 지리산으로 돌아가기 위해 먹잇감 채취 훈련 등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통신 장비 안에 들어가게 된 것일까? 센터는 지난 3~4월 무렵 지리산에 사는 어미 하늘다람쥐가 비교적 따뜻한 통신 장비 안에 새끼를 낳은 것이라고 추정했다. 새끼 하늘다람쥐들은 빠르면 올여름 지리산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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