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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발견된 10억년전 곰팡이 화석의 과학적 의미

균류는 동물일까 식물일까?

  • 박세회
  • 입력 2019.05.27 14:10
  • 수정 2019.05.27 14:23
ⓒCORENTIN LORON/HANDOUT

캐나다와 유럽의 과학자들이 캐나다 북부 툭투트노가이트 국립공원의 암석층에서 고대 ‘균류’의 화석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 균류 화석이 8억9000만년~10억1000만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곰팡이 화석은 스코틀랜드에서 발견된 4억1천만년 전의 화석이다.

그런데 곰팡이가 뭐가 중요한가? 이렇게 오래된 곰팡이 화석이 존재한다면 진화의 얼개가 변하기 때문이다. 

곰팡이, 효모, 버섯 등을 통칭하는 ‘균류’는 동물도 식물도 아닌 독립된 생물군으로 분류된다. 진화의 사슬에서는 동물과 같은 갈래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광합성을 하지 못해 주로 식물이나 동물에 붙어 양분을 흡수하며 산다.

벨기에 리에(Liege) 대학교의 박사과정 코렌틴 로론이 이끄는 연구팀은 한 탐험대가 지난 2014년 캐나다 북서부의 툭투트노가이트 국립공원에서 채취한 셰일 샘플을 화학적인 방식으로 용해해 균류의 화석으로 추정되는 다세포 생물의 흔적을 발견했다.

포자와 비슷해 보이는 구형의 본체와 ‘T 자’ 형태의 꼬리가 달린 모양을 확인할 수 있다. 이후 연구에서 이 화석은 균류의 세포벽을 구성하는 키틴질을 함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키틴질은 곤충의 껍질을 형성해 ″각소’라 불리기도 한다. 문제는 이 균류가 키틴질을 포함한 어떤 동물류의 출현보다 수억 년 앞선다는 점이다.

지질학적으로 해당 균류가 발견된 시대는 선캄브리아대 후반인 원생대에 속한다. 로론은 로이터 통신에 ”(해당 지질시대에 속한) 화석들은 여전히 미스터리한 그림의 조각으로 남아 있다”라며 ”우리는 그저 새로운 조각 하나를 더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물론 더 정밀한 조사와 학계의 교차 검증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발견은 여러 의미를 지닌다. 생물학자들은 현재 생존하는 균류의 종으로 봤을 때 이들의 공통 조상이 10억년 전에 출연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에 발견된 다세포 생물의 화석이 균류로 확정된다면 이 과학자들의 추정에 부합한다.

동물과의 연관성을 생각하면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균류가 포자로 번식하고 이동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과거에는 ‘하등 식물’로 분류했었다. 그러나 현재 생물학은 세포 단위에서는 균류가 식물이나 미생물들보다는 동물과 더 유사한 것으로 본다. 동물과 같은 조상에서 갈라진 것으로 보이는 균류가 이미 10억년 전에 존재하고 있었다면 동물 세포 역시 같은 시대에 존재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연구진은 캐나다 매체 글로브앤드메일에 ”하나의 계통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확증한다면 이는 다른 계통이 반드시 존재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균류는 식중독을 일으키고 피부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토양을 기름지게 하고 맥주나 김치를 발효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생태계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하는데, 바로 ‘부패’다. 균류는 죽은 나무와 동물의 영양분을 흡수해 다른 형태의 화학물질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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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곰팡이 #화석 #균류 #진균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