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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 사고 이후 스크린도어 고장을 3분의 1로 줄인 간단한 방법

2인 1조 작업 원칙이 지켜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스크린도어 정비직원 김씨는 사망 당일, 쫓기듯 수리를 했다. 김씨가 일하던 용역업체인 은성PSD는 김씨와 ‘정비기사는 고장 접수 1시간 이내에 현장에 도착해야 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사고 당일, 구의역에서만 두 건의 정비가 김씨를 기다리고 있었다. 구의역에서의 정비를 끝내기도 전에 김씨는 ”을지로4가역도 고장 신고가 들어왔으니 네가 가야 한다”는 전화를 받았다. 김씨는 서둘렀다. 홀로 구의역 5-3 승강장 정비를 마치고 9-4 승강장에서 스크린도어 정비를 하던 김씨는 다가오는 열차에 치여 숨졌다. 지난 2016년 5월 28일의 일이다.

사건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막 사회에 진입한 청년이 컵라면으로 끼니를 대충 때우고 시간에 쫓겨 일했다는 사실, 2인 1조의 안전 수칙이 깡그리 무시되었다는 사실, 그 청년이 박봉에 시달리던 하청업체 지원이었다는 사실이 많은 국민들을 분노케 했다. 

 

 

사건 이후 달라진 게 있었을까? 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 서울지하철 1~8호선의 스크린도어 고장 건수가 구의역 사고가 발생한 2016년과 비교해 약 68% 감소했다고 밝혔다. 일평균 고장 건수를 살펴보면 2016년 9.3건이었던 고장횟수가 2017년에는 3.7건, 2018년에는 3.0건으로 줄었다. 2019년 4월 기준으로 2.2건을 기록했다. 유의미한 감소 추세다.

어떻게 바뀔 수 있었을까? 먼저 정비 인원을 두배 이상 늘렸다. 기존 146명이었던 정비 직원은 381명이 됐다. 더 늘어난 인원들이 더 촘촘하게 스크린도어를 관리하게 되면서 고장횟수가 크게 줄었다.

고장횟수만 준 게 아니다. 직원들의 안전도 확보되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승강장 안전문 전담 관리 조직을 신설하고 235명의 전담직원이 보강되면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2인 1조 작업 원칙이 지켜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스크린도어 정비 직원의 신분도 바뀌었다. 기존엔 외주 용역업체에서 스크린도어의 정비를 맡았지만 서울교통공사는 이를 직영화하고 정비직원을 서울교통공사 정규직으로 전환해 안정적인 작업이 이뤄지게 했다.

 

 

스크린도어 자체의 안정성도 높였다. 서울교통공사는 기존 스크린도어 장애물검지 센서를 더 비싸지만 안전한 센서로 바꿨다. 여기에 기관사가 스크린도어의 고장 상태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했고 또 167억원을 들여 노후 스크린도어를 교체했다. 새로 설치된 스크린도어는 국제안전기준을 적용해 안정성을 높였다.

서울교통공사가 구의역 사고 이후 제기된 문제점을 착실히 고쳐나가자 스크린도어의 고장률도 1/3 이상 줄었으며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게 된 것이다.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구의역 사고 이후 서울교통공사는 정비직원 수 보강과 직영화, 정규직화 전환 등 끊임없는 안전혁신을 추진한 결과 승강장 안전문 고장 건수를 상당수 대폭 줄일 수 있었다”며 “향후 유지보수 직원의 전문성 향상 등을 통해 장애를 최소화해 안전성을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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