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대구FC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K리그1 경기가 열린 대구시 고성로 디지비(DGB)대구은행파크. 축구팬한테는 ‘대팍’으로 불리는 경기장 주변은 휴일 오후를 즐기려는 팬들로 북적였다. 매표소 앞 ‘마킹센터’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개막식 축구보고 반했다. 야구보다 지루하지 않다. 이젠 딸과 함께 온다”며 축구 자랑을 했다. 고1 딸은 이날 산 유니폼 뒤에 대구의 스타 김대원의 이름과 14번을 새겼다. 바로 옆 이마트 매장 앞에서는 3000원에 시원한 벨기에산 500㎖짜리 캔맥주와 플라스틱 컵을 제공했다. 진한 갈색 맥주를 든 중년팬들은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치킨과 피자 등 다양한 먹거리와 커피숍, 국밥집 등 소소한 재미가 있는 곳. 대팍은 대구의 일상을 바꿨다.
이날 경기는 대구의 2-1 승리. 공을 잡으면 빠르게 공격으로 전환하는 속도와 템포 축구에 전용구장을 메운 관중들은 환호했다. 선수들이 부닥치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 전용구장의 장점과 도심 한 가운데 자리잡은 지리적 조건은 대구 축구붐의 기폭제다. 부부가 나란히 대구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찾은 한 팬은 “지난해까지 사용한 시외곽 월드컵경기장과는 입지가 다르다. 그게 과거와 다른 결정적 차이”라고 했다.
대구가 팬들을 만족시키는 방법은 두 가지다. 시민구단이라는 한계 속에서 유망 선수를 발굴해 최선의 경기를 보여주는 것이 하나라면, 축구장에 찾아오면 먹고 보는 최대치의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 김대원, 정승원 등은 흙속의 진주를 발굴한 사례이고, 경기장의 매장 배치 등은 팬 서비스를 고려한 것이다. 대구시가 구단의 자립을 위해 시설물의 운영권을 구단에 맡긴 것은 획기적이다. 조광래 대구 대표는 “매장의 종류나 입점 품목은 일체 전문가에 맡겼다. 구단이 자유롭게 시설과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재량권을 갖게 되면서 서비스의 품질을 높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