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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가 일왕에게 "건강하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말한 이유

지난 4월 30일 퇴위식에서 있었던 일이다

4월 30일 일왕의 퇴위식에서 국민대표의 말을 읽고 있는 아베 총리.
4월 30일 일왕의 퇴위식에서 국민대표의 말을 읽고 있는 아베 총리. ⓒASSOCIATED PRESS

일왕의 퇴위식에서 일어난 아베 총리의 ‘한자 참사’가 뒤늦게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4월 30일 아키히토 일왕이 거주하는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궁 ‘고쿄‘(皇居)에서 아키히토 일왕의 퇴위 의식인 ‘퇴위례(退位禮) 정전(正殿)의식’이 열렸다. 

이날 아베 신조 총리는 국민을 대표해 일왕과 왕비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뭔가 마지막이 이상했다. 그대로 옮겨 적으면 이렇다. 

″천황, 황후 두 폐하께서 오래도록 건강히 지내시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아사히신문 계열의 아에라닷컴은 15일 조금 뒤늦게 이 장면을 지적했다. 이 매체는 ”문서로 배포된 ‘국민대표의 말‘에는 당연히 ‘바라 마지않습니다‘(願ってやみません)라고 되어 있다”라며 ”영상을 보면 아베 총리는 ‘건강하게 지내시기를’까지 읽고 망설였다”고 밝혔다. 

이런 실수가 일어난 이유는 ‘한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아에라닷컴은 ″바라 마지 않습니다”(願ってやみません)에서 우리말 ‘마지‘에 해당하는 ‘야미(やみ)‘를 한자로 ‘已み’라 적어 놓은 것이 아닐까 추측했다. 그게 아니면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실수기 때문이다. 누군가 식견이 넘치는 사람이 총리가 읽을 문서에 잘 쓰지 않는 한자를 쓰는 바람에 일어난 참사라 볼 수 있겠다. 

한편 아에라닷컴의 기사가 올라간 야후 재팬에는 ”솔직히 나도 못 읽었다.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는 예습해 두는 게 제일이다”, ”이런 중요한 글에는 ‘후리가나‘(한자 위에 작게 음을 달아 둔 히라가나)를 써넣어야 한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한편 이 사건이 회자되며 트위터에는 ‘#바라지않습니다’(願っていません)라는 해시태그가 생기기도 했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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