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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전직(박근혜, 이명박) 대통령의 '점괘'를 보고했다

정보경찰의 업무였나보다..........

‘선거개입 혐의’로 강신명 전 경찰청장이 구속된 가운데 정보경찰이 사실상 매년 연말이 되면 ‘브이아이피(VIP) 맞춤형 점괘’를 보고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정해진 양식에 따라 쓰여진 이 점괘보고서에는 “언 땅에 꽃을 피우는 사주”라는 등 아부성 발언이 가득했다.

 

ⓒVDCM image via Getty Images

 

이날 <한겨레>가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확보한 문건을 보면, 정보경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 첫해인 2013년 12월31일 ‘시중 역술인들의 새해 국운 전망’ 보고서를 작성했다. 여기에는 “대통령은 언 땅에 꽃을 피우는 사주로 대운이 오면서 국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언이 다수”라며 “재작년부터 들어오기 시작한 대운이 2014년부터 강해질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이를 예언한 부산 동래의 OO철학원은 ‘금오산 정기가 고 박 전 대통령의 생가에서 용트림을 하고 있어 2명의 군왕이 나온다’는 예언으로 유명하다’는 설명까지 붙였다.

또 2014년에 있었던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듯 “(역술인들은)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등의 새로운 세력의 영향력을 점치면서도 기존 구도가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며 “관상가 김아무개씨는 안 의원은 복이 따라붙는 형상이지만 선거 승리에 중요한 팔자주름이 좋다고는 할 수 없다”는 다소 황당한 평가도 내놨다. 전국에 있는 정보경찰이 각 지역에 유명하다는 점집을 쫓아다니며 대통령 1인을 위한 맞춤형 점을 보러 다녔으며, 이 중에서도 대통령이 좋아할 만한 문구만 이용해 ‘종합 보고서’를 만든 것이다.

‘점괘 보고서’ 양식도 정해져 있었다. 전반적 전망에는 신년 국운에 대한 전망과 풀이, 대통령 관련 운수 및 조언을 담도록 했으며 정치, 외교·안보, 경제, 사회 등 분야별 전망도 따로 얘기를 듣도록 했다. 그러면서 “현안을 염두에 두고 작성하고 최대한 일반인이 알기 쉽게 써라. 과거 예언이 적중해서 화제된 사례가 있으면 꼭 명시해 달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런 양식에 따라 2014년 12월26일에도 ‘역술인들의 새해 국운 전망’ 보고서가 작성됐으며 “청와대가 어머니 치마폭에 감싸인 형세이듯이 혼란스러운 기운을 여성인 대통령의 덕으로 감싸게 될 것”이라며 “북악산·남산·인왕산이 청와대를 감싸고 있고, 대통령님은 양의 배를 쓰다듬어 울음을 그쳐주는 상”이라고 밝혔다.

이런 정보경찰의 행태는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2010년 말에는 “이명박 대통령은 천운의 힘을 받으며 국운 상승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전망”한다며 “대통령 이름을 풀이하면 겸손한 덕을 상징하는 ‘지산겸’의 괘와 건실하게 자신을 향상하는 것을 나타내는 ‘지풍승’이 나온다”고 했다. 외교·안보 분야와 관련해서 “김정은은 관상학적으로 귀의 모양이 천한 상이어서 근본적으로 에너지가 약해 정통성에 대해 끊임없이 도전을 받을 소지”가 있다고 쓰기도 했다. 이재정 의원은 “이들 문건은 이명박-박근혜 보수정권에 걸쳐 청와대의 묵인하에 정보경찰이 얼마나 비정상적인 정보수집과 보고를 벌여왔는지 단적으로 드러내는 대목”이라며 “역술인까지 동원한 정보경찰의 보고행위도 문제지만, 이를 근절하기는커녕 매년 받아 본 청와대는 더욱 한심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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