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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토니아는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디지털 왕국을 세웠나?

러시아 서쪽 국경에 접한 작은 국가

  • 박세회
  • 입력 2019.05.14 17:21
  • 수정 2019.05.14 17:23
ⓒNurPhoto via Getty Images

발트해 남동쪽에 위치해 리투아니아, 라트비아와 함께 ‘발트 3국’으로 불리는 에스토니아가 지난 20년 동안 이루어 온 디지털 혁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CNBC의 보도를 보면 세금을 납부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5분, 국가 서비스의 99%는 웹을 통해 24시간 언제나 이용할 수 있으며 3분의 1의 시민이 세계 최초로 도입된 인터넷 투표로 표를 던진다. ‘e-헬스’ 시스템을 통해 개인의 의료 기록을 관리하고, ‘e-스쿨’을 통해 학부모와 자녀들이 시간표와 공지문 등을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e-헬스’ 시스템을 통하면 피부양인 등 지정된 가족의 의료 기록을 열람할 수 있으며 디지털 아이디로 대리 처방을 받을 수 있다. 또한 환자가 허가한 의료인은 환자의 이전 진료기록과 처방 기록 그리고 엑스레이 등의 정보에 매우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가장 혁신적인 정책은 ‘e-레지던시’라 불리는 가상영주권 제도다. 이 가상영주권을 받으면 에스토니아 은행에 계좌를 틀 수 있고, 유럽연합을 시장으로 하는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118달러(약 14만원)을 내고 에스토니아 정부가 요구하는 서류만 제대로 제출하면 창업 인가에 걸리는 시간은 1시간 남짓이다. 이 모든 과정이 온라인으로 이뤄진다. 유럽 시장을 노리는 스타트업 기업들에게 에스토니아는 최고의 디지털 항구인 셈이다.  2014년 도입 이후 2019년까지 약 5만여명이 이 가상영주권을 신청했다. 쿼츠의 2018년 보도에 따르면 이 증가 속도는 인구 130만 명인 에스토니아에서 신생아가 태어나는 것보다 빠르다고 한다.

에스토니아 대통령 케르스티 칼리울라이드.
에스토니아 대통령 케르스티 칼리울라이드. ⓒHoracio Villalobos via Getty Images

케르스티 칼리울라이드 대통령이 지난 8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남긴 말은 그런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에스토니아 정부는 민간 기업에서만 제공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서비스를 국민에게 제공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부를 시민의 안전과 복지를 위탁받은 거대한 기업으로 본다면, 에스토니아는 그중 일류다. 

에스토니아 정부의 이런 디지털화 노력이 ‘유니콘 기업’들을 만들어낸 성장 동력이라는 평가가 있다. 우버, 에어비앤비 등으로 대표되는 유니콘 기업은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을 뜻한다. 너무 찾기 힘들어서 전설 속에만 존재한다는 의미로 유니콘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약 10조원에 인수한 영상 통화 어플리케이션 ‘스카이프‘, 택시 콜 어플인 ‘택시파이‘, 전자 송금시스템 ‘트랜스퍼와이즈‘, 갬블링 소프트웨어 ‘플레이테크’가 모두 에스토니아에서 나왔다. 1991년 소비에트 연방에서 독립할 때만 해도 빈곤국에 속했던 에스토니아의 1인당 GDP는 2만 달러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으로까지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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