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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 프라이버시 침해한 기획에 60대 작가가 방송에서 격노의 일침을 날렸다

올바른 어르신의 본보기

  • 박세회
  • 입력 2019.05.14 12:10
  • 수정 2019.05.14 12:19
ⓒ요미우리 TV

요미우리 TV의 뉴스 프로그램 ‘간사이 정보네트 ten.’이 일반인의 성별을 확인하는 장면을 방송에 내보내 엄청난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결국 13일 출연진 전원이 고개를 숙여 사과했으나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 가운데 본 방송에서 분노를 쏟아내며 이 기획을 비판한 한 미술 작가에게는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에는 시청자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마욧데난보!’라는 코너가 있다.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걸 직접 거리에 나가 조사하는 콘셉트다. 지난 10일 방송에서는 오코노미야키 가게의 한 점원이 ”성별을 모르겠는 단골 고객이 있다”라며 ”이 고객의 성별을 조사해 달라”고 의뢰했다. 

방송 영상을 확인하면, 리포터를 맡은 코미디언이 이 단골손님을 찾아가 ”성별이 어떻게 되느냐?”라며 ”면허증으로 확인해도 괜찮겠냐”고 물었다. 보험증으로 남성인 것을 확인한 후 해당 리포터는 가슴을 만져봐도 되겠냐고 묻고 이 고객의 가슴을 만졌다. 이후 리포터는 ”부드럽다”라며 ”남자 중학생 정도 되려나”라고 말한다.

리포터의 녹화방송이 스튜디오에서 재생되고 나자 패널로 출연한 미술작가 와카이치 코지(若一 光司) 씨가 ”개인의 섹슈얼리티에 이런 식으로 참견하면 안 된다”라며 ”이런 걸 아무렇지도 않게 방송할 수가 있느냐?”라고 격노를 터뜨렸다. 격한 분노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일본 방송의 특성상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며, 출연진이 방송 제작진의 잘못을 현장에서 지적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이후 시청자들은 소셜미디어 등에 이날의 방송을 언급하며 ”와카이치 씨가 격노한 것을 두고 ‘방송사고’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던데, 진짜 방송사고는 타인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배려 없이 소수자를 야유한 방송 그 자체”(@hiyokkodolphy), ”(와카이치 씨의) 훌륭한 대응”(@Just_Awake)이라는 응원의 댓글이 올라왔다.

와카이치 코지
와카이치 코지 ⓒ요미우리 TV 영상 캡처

아베마타임스에 따르면 프리랜스 아나운서로 활동중인 방송인 시바타 아야 씨는 ”여러 사람이 함께 방송을 하다보면 동조하게 되는 무언의 압력이 있다”라며 ”토론하는 형태가 아닌 이런 방송에서 와카이치 씨가 이렇게 강한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용기 있는 일”이라며 ”분위기를 읽지 못한 게 아니라 분위기를 읽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13일 방송에서 출연진은 고개를 숙이고 ”거리에서 만난 일반인의 개인 정보와 인권에 대한 배려가 결여된 잘못된 방송을 했다”라며 ”취재에 응해주신 여러분께 폐를 끼친 것뿐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불쾌감을 안겨줬다”고 밝혔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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