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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일스에서 '사상 처음'으로 분리독립 찬성 집회가 열렸다

그러나 독립 찬성 여론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 허완
  • 입력 2019.05.13 15:48
  • 수정 2019.05.13 16:05
ⓒBarcroft Media via Getty Images

″우리에게는 고유한 언어, 문화, 존재 방식이 있다. 우리는 우리의 나라를 원한다. 남에게 의지하지 않는, 우리의 나라를 원한다.”

11일(현지시각) 영국 웨일스의 수도 카디프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한 시민이 ITV에 한 말이다. 맞다.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주장하는 집회가 웨일스에서 열렸다. 주최 측인 ‘모두가 하나의 웨일스 깃발 아래(All Under One Banner Cymru)‘는 이런 집회가 ‘웨일스 역사상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스코틀랜드에 이어 웨일스에서도 영국으로부터 독립하자는 주장이 마침내 거리로 나왔다. 웨일스 깃발, 웨일스의 수호성인이자 가톨릭 주교를 기리는 세인트 다비드기(Flag of Saint David), 통합 이전의 옛 웨일스 군주를 상징하는 깃발 등이 나부꼈고, 웨일스 국가가 울려퍼졌다. 

집회 참가자 중에는 평생 독립을 지지해왔던 사람도 있고, 브렉시트 때문에 생각을 바꿨다는 사람도 있다고 ITV는 전했다.

″투자도 부족하고, 우리나라에 대한 지식도 부족하고, 우리나라에 대한 존중도 부족하다.” 한 젊은 참가자는 영국 정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정확한 집계는 없지만 이날 시위에는 1000~20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정된다.

ⓒBarcroft Media via Getty Images
ⓒBarcroft Media via Getty Images
ⓒBarcroft Media via Getty Images

 

BBC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시위를 앞두고 웨일스민족당(Plaid Cymru) 대표 애덤 프라이스는 ”오랫동안, 독립된 웨일스라는 우리의 요구는 꽤 먼 얘기처럼 들렸다. 그러나 분위기가 바뀌고 있고, 집회가 커지고 있고, (독립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십년 동안 영국 중앙정부와 의회가 (웨일스를) 방치한 결과 빈곤과 투자 부족이 이어졌다. 우리 어린이들 중 3분의 1은 상대적 빈곤층으로 살고 있다. 브렉시트 대혼돈만 보더라도 영국 중앙정부와 의회가 웨일스를 통치하거나 대표할 자격이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AUOB의 흘러웰린 압 귈림은 ”소셜미디어의 사람들을 거리로 나오게 하고, 독립에 관한 논의를 주류로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웨일스 주민들 사이에서 독립 찬성 여론은 스코틀랜드에 비해 크게 낮은 편이다. ITV의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12%만이 독립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다만 독립 찬반 여부에 대한 조사가 아니라 웨일스 자치의회의 권한에 관한 질문에 대한 응답 중 하나였다.)

스코틀랜드와는 달리 웨일스에는 자원도 풍부하지 않고, 영토도 크지 않아서 독립국가로서의 기반이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웨일스인들이 고유한 언어와 문화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스코틀랜드보다 더 오래 전에 영국으로 통합된 탓에 상당 부분 잉글랜드에 동화됐다는 점도 스코틀랜드와 다소 다른 점이다.

시위를 지켜보던 한 시민은 ITV에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독립할 여력이 없다. 간단한 얘기다. 그럴 만한 인프라도 없다. 매력적인 아이디어이지만, 아이디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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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브렉시트 #웨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