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05월 13일 11시 54분 KST

[예멘 내전] 후티 반군이 항구에서 병력을 철수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스웨덴 평화협상에서 합의된 조치들을 이행한 것으로 보인다.

ABDULJABBAR ZEYAD / Reuters
후티 반군 대원들이 살리프 항구에서 철수하고 있다. 2019년 5월11일.

후티 반군이 주요 항구에서 철수하기 시작하면서 4년 동안 이어져 온 내전을 끝내고 기아 위기를 줄이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진전이 이뤄졌다. 예멘 정부는 평화협상의 다음 단계를 위한 구체적 일정을 유엔이 제시해주기를 원하고 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곡물과 석유, 공산품, 구호품 등을 들여오는 통로로 활용해 온 홍해의 항구도시 세 곳에서 11일부터 일방적으로 병력을 철수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스웨덴에서의 합의에 따른 것이다.

현장 상황을 감독하고 있는 유엔에 따르면, 살리프 항구와 라스이사 항구, 호데이다 항구의 통제 권한을 현지 해안경비대가 되찾았다.

사우디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국제적으로 합법 정부로 인정받는 예멘 정부의 일부 당국자들은 이번 철수가 ‘쇼’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부를 대표해 협상을 벌여온 사디크 드웨이드는 스톡홀름 합의 이행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ABDULJABBAR ZEYAD / Reuters
예멘 해안경비대 직원이 철수중인 후티 반군 대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9년 5월11일.

 

예멘 내전은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2200만명을 기아 위기에 처하게 만들었다.

드웨이드는 유엔 수석 옵저버와 긍정적인 회담을 가졌다고 13일 밝혔다. 그는 이번 병력 철수가 선박 점검, 지뢰 제거, 군사 시설 해체 같은 유엔의 평화 정착 정책을 시행하기 위한 일정 확정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후티 반군의 철수로 해외 국가들은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통로 확보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후티 반군을 피해 호데이다를 떠났던 주민들은 아직 돌아갈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우리는 전쟁을 피해서 탈출했고, 이게 끝나기 전까지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 죽음이 두렵다.” 임시 수도 아덴의 한 폐기장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는 사미(11)가 말했다.

″전쟁이 모든 것을 파괴했다. 일자리도, 안전도 없다.” 호데이다의 집을 떠나 지금 아덴에서 세차일을 하고 있는 압둘 라흐만 타허(34)의 말이다.

Khaled Abdullah / Reuters
고향 호데이다를 떠나 수도 사나(Sanaa)의 한 대피소에 머물고 있는 한 예멘 가족. 2019년 5월12일.

 

아브드 라부브흐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의 정부를 지원하는 연합군의 주요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는 후티 반군의 항구 병력 철수에 대해 아직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관계자들은 유엔 예멘특사 마틴 그리피스가 분쟁 당사자들로부터 평화 정착 계획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신호로 이를 해석하고 있다. 연합군 측은 지난 12월 후티 반군의 일방적 철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면적인 전쟁을 막기 위한 휴전 합의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5월11일부터 14일 사이에 항구도시들로부터 5km 바깥으로 병력을 철수하게 된다. 현재 주요 항구도시인 호데이다 외곽 4km 지점에 병력을 집결시키고 있는 연합군은 주요 교전지역이었던 두 곳에서 1km 더 물러나야 한다.

2단계 조치가 시행되면 양측은 병력을 도시의 18km 바깥으로 철수하는 한편 중화기를 30km 바깥으로 옮기게 된다.

Khaled Abdullah / Reuters
고향 호데이다를 떠나 수도 사나(Sanaa)의 한 대피소에 머물고 있는 한 예멘 가족. 2019년 5월12일.

 

구호단체와 국제구조위원회(IRC)는 후티 반군의 철수가 긍정적인 조치라면서도 폭넓은 평화협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중 하나는 호데이다 항구로의 접근을 꾸준하게 확보하는 것이다.” 노르웨이난민위원회(NRC)의 술타나 베굼이 로이터에 말했다. ”군사적 긴장이 추가로 고조되면 필수적인 식료품과 연료, 의약품들의 보급선이 끊길 위험이 있다.

지난해 후티 반군의 핵심 보급로를 차단하기 위해 연합군이 두 차례 탈환을 시도하면서 호데이다가 핵심 격전지로 떠올랐다. 연합군은 후티 반군이 사우디 도시들을 겨냥한 미사일을 비롯한 이란산 무기를 밀수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후티 반군과 이란 측은 이를 부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