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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5월 10일 17시 52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05월 10일 17시 59분 KST

암환자에게 해서는 안될 말 5가지

안타깝게도 전부 내가 어머니에게 했던 말들이었다

Ridofranz via Getty Images

‘암’만큼 두려운 단어도 드물다. 고대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가 기원전 400년 경에 암을 ‘karkinos’라고 불렀다. 이는 게를 의미한다. 로마인들은 히포크라테스를 연구하며 암에 게를 의미하는 자신들의 단어, ‘cancer’라는 이름을 붙였다. 지금도 별자리 중 게자리는 영어로 ‘Cancer’라고 불린다. 종양은 게처럼 딱딱하고 고집이 세니, 히포크라테스의 작명엔 일리가 있었던 셈이다.

작년에 어머니가 난소암 진단을 받아 나는 암의 집게발에 붙잡히고 말았다. 5월 8일은 세계 난소암의 날이며, 자선단체 난소암액션에 의하면 현재 영국 여성 중 33,000명이 난소암 환자다.

암환자를 도울 때 무조건 통하는 단 하나의 접근법이란 없다. 그렇지만 주위에 암환자가 있다면 아래와 같은 말은 하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몇 기야?”

사람들은 초기이길 바라며 좋은 의도로 이 질문을 한다. 나도 그랬다. 난소암의 경우 초기라면 암이 난소와 주변에만 국한되어 있으며 치료가 훨씬 쉽다. 더 진행될수록 몸에 점점 퍼져간다.

내 어머니의 경우 큼직한 종양이 장 근처에 보아뱀처럼 웅크리고 있었다. 3c 단계였다.

하지만 암은 늘 정해진 대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1기가 퍼지기도 하고, 4기가 수그러들기도 한다. 의학적 분류는 전문 의료인들과 환자가 치료 계획을 짜는데 돕기 위해 있는 것이다.

상대가 터놓고 이야기하지 않는 이상 몇 기인지 묻지 말길 권한다. 3c라는 대답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지켜보기는 쉽지 않았다.

 

“예후가 어때?”

의사들이 예후에 대한 정보를 줄 때도 있지만, 환자가 먼저 말하지 않는 이상 답하기 불가능한 이 질문은 하지 말라.

구글 검색을 할 경우 통계는 과거의 데이터라는 걸 명심하라. 통계는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정해주는 게 아니다.

암 연구와 치료는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임페리얼 컬리지 런던은 최근 반응과 생존을 상당히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AI 소프트웨어를 발표했다. 힘들긴 하지만 이런 혁신이 계속되길 바랄 수밖에 없다.

 

“넌 정말 용감해.”

잉글랜드 북부 출신이고 58세인 내 어머니는 “난 용감하지 않아, 난 그냥 나야.”라고 말한다.

맥밀리언 암 지원단체는 환자를 ‘피해자’, ‘영웅’ 등으로 부르는 흔한 관습이 환자에게 긍정적이어야 한다는 의도하지 않은 압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또한 환자의 통제력을 뺏고 고립시킬 수도 있다.

이 단체는 환자들이 듣고 싶어하는 단어를 더 많이 이야기하라고 권한다. 대화를 시작하면 환자와 환자를 돕는 사람들이 감정적 지뢰밭을 통과하는데 도움이 된다.

내 어머니는 정말로 용감하다. 하지만 어머니는 전쟁을 연상시키는 단어를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 어머니의 용감함은 암과는 상관이 없다. 크리스마스 다음 날에 북해에서 수영을 한 분이다. 어머니는 내 영웅이지만, 암과는 상관없다. 내가 영웅이라는 단어의 뜻을 이해한 순간부터 어머니는 영웅이었다. 어머니가 이걸 읽지 않기만 바란다.

 

“유전이야?”

나도, 어머니도, 다른 사람들도 물었던 질문이다. 영국에서는 난소암이 유전인지 아닌지 조사하기 전에 건강보험 유전 카운슬러와 먼저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이유가 있다. 엄청나게 심각하고 감정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난소암에 대해 알려진 사실이 많지 않지만, 난소암의 15%는 BRCA라는 유전자 돌연변이와 관련이 있다. 내 언니와 나도 BRCA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실제로 존재한다. 정말 무서웠다. 나는 어머니의 회복을 최우선으로 해야 했는데 그만 너무 일찍 이 질문을 던지고 말았다. 어머니의 검사 결과가 나왔다. 유전적인 게 아니었고 나의 걱정은 쓸데없는 것이었다.

 

“널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 지금 고생이 많다는 걸 아니까.”

환자도 사람이다. 환자는 질병 그 자체가 아니다. 내 어머니는 지금도 내 어머니다. 누군가의 건강 상태를 묻는 것과 암 환자라는 사실을 일꺠우는 것 사이의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환자가 암 진단을 받기 전에 당신과 맺었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가능할 때는 이어가라. 그들의 건강에 유의하되, 모든 것을 암이라는 맥락으로 생각하지는 마라. 내 ‘문제들’은 어머니의 문제에 비하면 우스울 정도로 사소하다는 건 명백하다. 내가 화분에 키우는 식물이 쭈글쭈글해지는 걸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같은 질문을 할 때 굳이 그 사실을 언급할 필요는 없다.  

암이란 무섭지만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1960년 이후 태어난 사람 중 절반은 암 진단을 받게 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암환자를 돕는 방법도 다양하다… 내 어머니에게 용감하다는 말만 하지 말아달라.

 

* HuffPost UK의 Five Things Not To Say To Someone With Cancer – From Someone Who Said Them All을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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