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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왕실이 공개한 이 '로열 베이비' 사진이 역사적인 이유

  • 허완
  • 입력 2019.05.09 14:42
  • 수정 2019.05.09 15:53
'로열 베이비' : 에든버러 공작(필립공), 해리 왕자(서식스 공작),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도리아 래글랜드, 메건 마클(서식스 공작부인)
'로열 베이비' : 에든버러 공작(필립공), 해리 왕자(서식스 공작),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도리아 래글랜드, 메건 마클(서식스 공작부인) ⓒSussex Royal

해리 왕자(서식스 공작)와 메건 마클(서식스 공작 부인)의 첫째 출생을 기념해 영국 왕실이 공개한 사진에 메건의 모친 도리아 래글랜드가 등장했다. 현대 영국의 다양성을 상징하는 사진이라는 평가다.

이틀 전에 태어난 아기의 이름을 발표하기 위해 공유된 이 사진에는 도리아 여사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사랑 넘치는 눈빛으로 메건이 안고 있는 아치 해리슨을 바라보는 모습이 담겼다.

에든버러 공작(필립공) 역시 한 쪽에서 행복한 표정으로 왕위 계승 서열 7위가 된 증손자를 지켜보고 있다. 아치 해리슨은 여왕과 필립공의 8번째 증손주이기도 하다.

메건 마클과 해리 왕자가 출산 이틀 만에 첫 아기를 공개했다. 역대 대부분의 로열 베이비 공개 때와는 다르게 엄마가 아닌 아빠가 아기를 안았다.
메건 마클과 해리 왕자가 출산 이틀 만에 첫 아기를 공개했다. 역대 대부분의 로열 베이비 공개 때와는 다르게 엄마가 아닌 아빠가 아기를 안았다. ⓒWPA Pool via Getty Images

 

그러나 이 사진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건 바로 로열 베이비의 외할머니, 도리아 여사였다. 몇몇 사람들은 각각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과 퍼스트레이디였던 버락 오바마와 미셸 오바마를 떠올렸다.

패트릭 버넌(OBE ; 대영제국 4등급 훈장 수훈자)은 영국 왕실 일가가 ”모더니티(modernity)”를 수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메건 마클의) 모친이 등장했다는 건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가 허프포스트UK에 말했다.

″영국은 다문화 사회이자 세속 사회다. 메건과 해리는 왕가의 새로운 모더니티를 잘 보여준다.”

″훗날 사람들이 역사책을 쓸 때 역사가들은 우리(같은 흑인)들을 또다시 지워버릴 수 없게 될 것이다. 모든 흑인 엄마들이 그랬던 것처럼 도리아 역시 손자의 양육 뿐만 아니라 정체성 등을 심어주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zz/KGC-375/STAR MAX/IPx

 

미국 오하이오주 출신인 도리아 여사(62)는 앤티크 딜러인 부친과 간호사인 모친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학교를 졸업한 뒤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일하다가 당시 할리우드 조명 감독이었던 전 남편 토마스 마클을 만났다.

두 사람은 1979년 결혼했고, 2년 뒤에 메건이 태어났다. 이후 두 사람이 메건이 6살이 되던 해에 헤어졌다.

최근 영국 최초의 흑인 여성 역사학 교수가 된 올리벳 오텔리는 이 사진의 상징성이 ”과거의 잘못된 일들을 바로잡을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이 사진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허프포스트UK에 설명했다.

″메건 마클은 여왕에게 아기를 소개하면서 자신의 모친을 언급했다. 꼭 그래야 했던 건 아니었다.”

″메건은 아프리칸-아메리칸인 자신의 모친이 자기에게 영감을 준 여성 중 하나였다고 말했고, 아기가 여러 면에서 애정있는 할머니를 두게 됐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아프리카 출신 사람들의 고난, 역사, 강인함, 힘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소셜미디어에서 이 사진의 문화적 의의에 대해 언급했다.

선데이타임스 기자 그랜트 터커는 트윗에 이렇게 적었다.

″여왕이 왕위를 승계 받았을 때, 대영제국 최후의 생존자들은 여전히 아프리카 대륙 상당수를 짐승 취급하고 있었다. 65년 뒤, 바로 그 여성이 아프리칸-아메리칸 외할머니 옆에서 증손자를 바라보고 있다. 대단히 역사적인 사진이다.”

리파이너리 기자 케슬린 뉴만-브레망은 ”다른 누구도 중요하지 않다”고 적었고, 한 미국 변호사는 ”미셸 오바마가 모친을 백악관에 데려왔을 때”를 떠올렸으며, 또다른 이용자는 도리아 여사가 ”(메건 마클이 태어난) 37년 전에 자신의 손자가 영국 왕위계승 서열 7위가 될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적었다.

한편 아치 해리슨은 6일 오전 5시26분에 태어났다.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은 처음 기자들 앞에 선 자리에서 도무지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해리 왕자는 ”우리의 기쁨 덩어리”라고 말했다.

 

* 허프포스트UK의 Meghan’s Mother Doria Ragland’s Appearance In Royal Baby Photo Celebrated As Watershed For ‘Multicultural Britain’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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