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미국 하원이 뮬러 특검 보고서 제출 거부한 법무장관의 '의회 모독'을 결의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정부와의 대치 상황을 "헌법적 위기"로 규정했다.

  • 허완
  • 입력 2019.05.09 10:49
미국 하원 법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제럴드 내들러 하원의원(민주당, 뉴욕)이 윌리엄 바 장관의 의회모독 결의안 가결 직후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2019년 5월8일.
미국 하원 법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제럴드 내들러 하원의원(민주당, 뉴욕)이 윌리엄 바 장관의 의회모독 결의안 가결 직후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2019년 5월8일. ⓒChip Somodevilla via Getty Images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가 8일 로버트 뮬러 특검 보고서 전문(비편집본)과 관련 증거자료 제출을 거부한 윌리엄 바 법무장관의 의회모독을 인용했다. 이제 이 안건은 하원 전체 의원들의 표결에 부쳐지게 됐다.

바 장관은 지난 주에 뮬러 보고서에 대한 의회 청문회 출석을 거부했고, 제럴드 내들러 하원의원(민주당, 뉴욕)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법사위는 찬성 24 대 반대 16표로 바 장관의 의회모독 결의안을 가결시켰다.

“우리는 현재 헌법적 위기에 처해 있다.” 표결 직후 기자들 앞에 선 내들러 위원장이 말했다.

내들러는 바 법무장관 의회모독 표결 후 “우리는 현재 헌법적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케리 쿠펙 법무부 대변인은 8일 성명을 통해 이 표결이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이며 불필요했다는 입장을 냈다.

“미국인들이 선출한 대표들이 이렇게 부적절한 정치적 쇼를 벌인데 대해 깊이 실망스럽다. 유감스럽게도 내들러 위원장의 행동은 조절 과정을 너무 일찍 끝내버렸으며, 대통령이 행정특권을 사용하여 현 상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쿠펙 대변인이 말했다. ”내들러 위원장과 법사위를 포함한 그 누구도 법무부에게 법을 어기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투표 후 내들러는 기자회견에서 결의안이 곧 하원 전체로 넘어가길 바라지만 다음 주를 넘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돈 맥간 전 백악관 법률고문과 뮬러 특검의 증언을 듣기를 여전히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 장관은 의회에 제출한 뮬러 특검 수사 보고서 요약문에서 수사 결과를 축소·왜곡했다는 비난을 민주당으로부터 받았다.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을 조사한 이 수사 보고서의 편집본 발표 직전 트럼프에게 우호적인 기자회견을 열었다는 비판도 있었다.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은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 결과 보고서를 축소·왜곡 발표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은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 결과 보고서를 축소·왜곡 발표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ASSOCIATED PRESS

 

앞서 이날 법사위는 회의 도중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 특검 보고서에 대해 행정특권(executive privilege)을 행사했음을 알게 되었다. 바 장관은 내들러 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대통령이 문서 일부에 대해 특권을 주장해야 할지 결정할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행정특권을 보호적으로 행사’했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특권을 행사함에 따라 정부를 감시하려는 의회의 움직임과 이에 맞서려는 트럼프 정부의 충돌이 한층 더 격화되는 상황이다.

법무부는 법사위가 의회모독을 밀어붙인다면 트럼프가 뮬러 특검 관련 자료들에 대해 행정특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법사위에 통보했다. 이 경고에 내들러 위원장은 의회가 “이 무법 행정부의 행동에 대해 맞서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며, 법사위는 ‘이 은폐를 가능하게 하는’ 공직자들을 ‘냉엄히 살필 것’이라고 답했다.

민주당 하원의원들과 법무부는 지난 주부터 격렬히 충돌했다. 법사위가 의원들 뿐만 아니라 위원회 소속 변호사들에게도 질의 권한을 부여하기로 하자 바 장관이 이에 반발해 예정되었던 법사위 출석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바 장관은 지난 주 상원 법사위에는 출석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바 장관이 400페이지 넘는 뮬러 특검 보고서의 요약본을 발표하고 나서 빚어진 우려들에 대해 질문했다. 바는 자신의 행동을 변호했고, 뮬러 특검 보고서에 대한 언론의 보도를 비판했다. 청문회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바 장관의 사임을 촉구했다.

바 장관의 상원 출석 하루 전,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는 바 장관의 4페이지짜리 요약문이 수사 보고서 내용을 왜곡했다는 내용의 서한을 뮬러 특검이 바 장관에게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바 장관이 발표한 요약문에 인용된 일부 문장들은 보고서 원문의 맥락에서 벗어나 부적절하게 인용됐다.

 

* 허프포스트US의 House Judiciary Votes To Move Ahead On Holding William Barr In Contempt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로버트 뮬러 #윌리엄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