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05월 08일 18시 02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05월 08일 18시 02분 KST

'돈 잃기의 기술' : 뉴욕타임스가 트럼프의 10년치 세금 내역을 확보했다

트럼프는 엄청난 손실을 기록했고, 10년 중 8년 동안 소득세를 내지 않았다.

Ted Thai via Getty Images
부동산 개발자로서 본격적으로 '메인 무대'인 뉴욕 맨해튼 진출을 모색했던 도널드 트럼프는 1980년 당시 시 정부가 끝내지 못한 뉴욕 센트럴파크의 아이스스케이트장 '케이트 울맨 링크' 리노베이션 공사를 인수해 단 3개월 만에 더 적은 돈을 쓰고도 공사를 완료해 유명세를 얻었다.

1985년부터 1994년에 걸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금 자료는 그가 10년 동안 10억 달러 이상의 사업 손실을 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새로 입수한 세금 내역을 근거로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NYT가 이 기간 동안의 트럼프 연방 소득세 정보를 분석한 결과, 핵심 사업체들에서 거의 12억 달러(약 1400억원) 가까운 손실이 났다. 트럼프는 언제나 자신의 사업이 성공적이라고 자랑해왔지만, NYT는 트럼프의 사업이 암울한 상태임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의 연방 세금 신고서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트럼프는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NYT는 트럼프의 실제 세금 신고서를 입수한 것은 아니며, 트럼프의 사업 커리어 중 이른 시기에 대한 자료라고 밝혔다. 합법적으로 이를 구할 수 있는 취재원을 통해 트럼프의 국세청 공식 세금 기록 출력물을 확보했다고 한다.

NYT의 분석 기사에는 트럼프가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을 출간한 1987년에 이미 깊은 재정적 문제를 겪고 있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자칭 자수성가 억만장자인 트럼프가 자신의 비즈니스 커리어에 대해 쓴 이 책은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러나 1985년에 그가 소유한 주요 기업들은 4600만 달러 이상의 손실을 보고했으며 그 전 해에서 넘어온 손실도 560만 달러가 넘었다. 트럼프는 오래 전부터 자신의 첫 사업 좌절과 파산이 1990년의 불경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으나, NYT의 분석은 그의 재산이 훨씬 전부터 줄어들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에 의하면 트럼프가 이 기간 동안 개인 납세자 중 거의 가장 많은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주요 기업들은 1990년과 1991년에 각각 2억 50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고, NYT에 의하면 이는 같은 기간 중 트럼프와 비슷한 고소득 납세자들이 기록한 손실액의 두 배가 넘는다. 

Walter McBride/MediaPunch/IPx
도널드 트럼프가 1988년 인수했던 뉴욕 플라자호텔(Plaza Hotel)에서 이스턴항공(Eastern Air Lines)를 3억6500만달러에 인수해 세운 항공사 '트럼프 셔틀(Trump Shuttle)'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 항공사는 수익을 전혀 내지 못했고, 결국 2년여 만에 새 주인을 찾았다.

 

주목할 부분은 분석 대상이 된 10년 중 8년 동안 트럼프가 연방 소득세를 내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는 점이다. 사업가들은 순영업손실을 통해 미래 소득에 대한 세금 납부를 피할 수 있다. 이번에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트럼프의 순영업손실은 1991년에 4억1800만 달러에 달한다. 국세청이 공식 발표한 1991년 개인 납세자들의 전체 손실 신고액의 1%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한 때 기업 매수자 행세를 하면서 사업의 붕괴를 늦춰보려 했다고 지적한다. 차입한 돈으로 기업 지분을 사들이고,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다음 주가가 오르면 자기 지분을 조용히 파는 것이다. NYT에 의하면 트럼프는 1986년부터 1989년까지 이런 식으로 6730만 달러를 벌었다고 밝혔으나, 투자자들이 트럼프의 인수 발표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게 되자 그 돈의 대부분을 결국 잃었다.

NYT는 트럼프가 1989년에 5290만 달러의 이자 소득을 신고했음에 주목했다. 트럼프는 1988년에 이자 소득 1180만 달러, 1987년에 이자 소득 550만 달러를 신고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의 이자 소득이 갑자기 크게 늘어난 건 ‘미스터리’라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납세자들은 채권, 은행 계좌, 대출금 등 다양한 경로에서 이자 소득을 받곤 한다.

트럼프의 변호사 찰스 하더는 보도가 나가기 전인 지난 4일 답변 요청을 받고 이 세금 정보는 잘못되었다고 말했으나 오류를 지적하지는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하더는 7일 국세청 기록은 “부정확하기로 악명높다”고 이 매체에 설명했다.

그러나 NYT는 국세청 전 연구분석통계과장 마크 마주르를 인용해 보도에 활용된 자료는 경제 흐름을 분석하고 국가 정책을 세우는 데 활용될 만큼 믿을 만한 자료로 쓰여왔다고 반박했다.

NYT는 앞선 탐사보도에서 입수한 트럼프의 부친 프레드의 실제 소득세 납부 내역과 이번에 확보된 프레드 트럼프의 일부 자료를 대조한 결과 거의 정확히 일치했다고 덧붙였다. 

Jeffrey Asher via Getty Images
도널드 트럼프의 가장 큰 사업적 실패 사례로 꼽히는 '타지마할 호텔 카지노'. 뉴저지주 애틀랜틱시티에 문을 연 트럼프 소유 세 번째 카지노였던 이곳에서 나온 수익은 인수 당시에 끌어들인 막대한 고리 부채('정크 본드')의 이자를 감당하기에도 버거웠다. 현재 이곳은 레스토랑 체인점 '하드록 카페(Hard Rock Cafe)'로 유명한 '하드록 인터내셔널'이 소유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이번 주에도 연방 세금 신고서 공개를 거부했다. 재무부는 6일 민주당 하원의원들의 세금 신고서 공개 요청을 거부할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공개적으로 연방 법률을 부정했다. 뉴욕주 의회 하원은 의회가 트럼프의 주세 신고서를 볼 수 있게 하는 법을 통과시키기 직전이다. 주세(state tax) 서류도 연방 세금 서류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정보를 담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 당시 소득세 납부 내역 공개를 거부하며 40년 동안 이어져 온 미국 정치권의 전통을 깬 바 있다.

하원 조세무역위원회 소속인 빌 파스크렐 하원의원(민주당, 뉴저지)은 트럼프의 소득세 신고서를 확보하려 노력 중이다. 그는 NYT 보도에 대해 대통령의 “재임 전체가 미국 정치 역사상 가장 큰 사기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록을 보면 분명해지듯, 트럼프는 아마 세계 최악의 비즈니스맨이었을 것이다. 그의 선거운동 전체가 거짓말이었다. 그는 몇 년 동안 세금을 내지 않았고 10억 달러 이상을 잃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한가? 어떻게 해서 계속 돈을 얻어냈고, 그 돈은 다 어디로 갔는가? 우리는 지금 알아야 한다.”

파스크렐은 의회가 트럼프의 실제 세금 서류를 확인해야 하며, 국세청은 의회에 자료를 제출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 우리는 진실의 또다른 부분을 가지고 있다. 우리에겐 훨씬 더 많이 필요하다.”

 

* 허프포스트US의 10 Years Of Trump’s Tax Information Released By New York Time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