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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직 검사들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사법방해로 기소됐을 것이라고 말한다

공화당·민주당 정부에서 일했던 전직 법조인들이 성명을 냈다.

  • 허완
  • 입력 2019.05.07 15:20
  • 수정 2019.05.07 15:2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뮬러 특검 수사 결과 자신의 무죄가 입증됐다는 잘못된 주장을 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뮬러 특검 수사 결과 자신의 무죄가 입증됐다는 잘못된 주장을 해왔다. ⓒChip Somodevilla via Getty Images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개입 의혹 등을 수사한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 결과 보고서에 기록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는 그가 현직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사법방해(obstruction of justice)죄로 기소됐을 만한 일이라고 수백 명의 전직 연방 검사들이 6일 밝혔다.

“우리 모두는 로버트 뮬러 특검 보고서에 기록된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는 현직 대통령의 기소에 반대하는 법무부 법률자문실(Office of Legal Counsel) 정책의 보호가 아니었다면 사법방해로 여러 건의 중죄 기소를 받았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들이 낸 성명이다.

온라인에 게재된 이 성명에는 순식간에 560명 넘는 서명이 이어졌다. 그들 중 다수는 공화당 및 민주당 정부에 몸 담았던 이들이다.

“이 팩트들을 보면, 연방 기소 원칙에 정해진 기준에 따라 검찰이 (트럼프 대통령을) 사법방해죄로 기소할 수 없다는 것은 논리와 우리 경험에 어긋난다.”

이는 뮬러 보고서에서 트럼프가 사법방해죄를 범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윌리엄 바 법무장관의 주장과도 배치된다.

바 장관은 3월에 뮬러 보고서의 요약문을 발표하며 “이 보고서는 우리에 판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를 구성하는 행위를 찾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바 장관은 지난 주 상원법사위 청문회에서 뮬러가 발견한 근본적 증거를 검토하지 않은 채 그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인정했다.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연방 검찰총장).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연방 검찰총장). ⓒThe Washington Post via Getty Images

 

뮬러 특검음 트럼프 대선캠프 측이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와 모의해 범죄를 저질렀다는 증거를 발견하지는 않았다. 트럼프의 사법방해 가능성이 제기된 사건 10건을 나열하였으나, 뮬러 특검이 트럼프를 사법방해로 기소하지는 않았다. 법률 전문가들은 뮬러 특검이 트럼프를 기소하지 않은 이유는 현직 대통령은 기소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법무부의 의견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뮬러의 수사 결과 보고서가 자신의 무죄를 완벽히 입증했다고 여러 차례 잘못된 주장을 했다.

민주당 및 공화당 정부의 법무부에서 일했던 20명의 전직 연방 검사(U.S. Attorney)들을 포함한 수십 명의 공무원과 정무직 공직자들이 이번 성명에 서명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특히 2020년에 트럼프에게 도전할 공화당의 전직 연방 검사 빌 웰드, 조지 H. W. 부시 정부에서 법무부 부장관을 지냈던 도널드 아이어, 레이건 정권 당시 루돌프 W. 줄리아니 법무부 차관보 밑에서 일했던 제프리 해리스 등이 서명했다.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 ⓒASSOCIATED PRESS

 

이들은 뮬러 보고서에 언급된 세 가지 행동이 사법방해 기소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 트럼프가 뮬러를 해고하고 증거를 조작하려 했던 점, ▲ 뮬러 수사의 범위를 제한해 자신의 행위를 배제하려 한 점, ▲ 증인들이 검찰에 협조하지 못하게 하려 한 점이다.

“전직 연방 검사들로서, 우리는 사법방해가 처벌받지 않을 경우 우리 사법 시스템 전체를 위험에 처하게 하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본다. 이는 형사 수사에 대한 고의적 개입을 처벌하지 않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 성명을 통해 성취하려는 것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 성명은 뮬러 보고서 공개 이후 민주당 지도부가 대통령 탄핵 추진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시점에 나온 것이기도 하다.

2020년 대선을 노리고 있는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매사추세츠)과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캘리포니아) 등 주요 민주당 정치인 몇몇은 탄핵을 주장하고 있으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주저하는 입장을 지켜왔다.

“뮬러 보고서에서 발견된 것들을 수사해야 한다는 입장부터 곧바로 탄핵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까지 우리의 시각은 다양하지만, 진실을 찾는 길을 가야 한다는 입장에는 모두 강력하게 동의하고 있다.” 펠로시 의장이 지난달 동료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이다.

″우리는 미국인들에게 우리가 열정이나 편견에서 자유로우며, 팩트를 밝히는 것에만 전념한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 허프포스트US의 Trump Would Have Been Charged With Obstruction If He Weren’t President, Former U.S. Prosecutors Say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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