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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글래스고에서 '스코틀랜드 독립 ' 행진이 열렸다

브렉시트 이후, 스코틀랜드에서는 2차 국민투표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됐다.

  • 허완
  • 입력 2019.05.05 18:29
  • 수정 2019.05.05 18:38
ⓒJeff J Mitchell via Getty Images

스코틀랜드 최대 도시이자 영국에서 세 번째로 큰 글래스고에서 3만여명이 4일(현지시각) 도심에서 ‘독립 지지’ 행진을 벌였다.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단행되면 영국으로부터의 분리독립 여부에 대한 주민투표를 다시 실시해야 한다고 밝힌 뒤 열린 대규모 행진이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독립을 지지하는 단체 ‘모두가 하나의 깃발 아래(The All Under One Banner)’는 이날 오후부터 행진을 벌였다. 참석자들은 스코틀랜드 깃발과 유럽연합(EU) 깃발을 함께 흔들었다. 스페인으로부터의 분리독립을 추진해온 카탈루냐 지역의 깃발도 눈에 띄었다.

가디언은 가족, 반려견과 산책 나온 사람 등이 참석한 가운데 ‘카니발 같은 분위기’에서 치러진 이번 행진에서 시민들이 ”지금 독립” 같은 구호를 외쳤다고 전했다. 

스코틀랜드 경찰은 행진이 진행되는 동안 참여했다가 빠진 사람이 많아 정확히 그 규모를 집계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오후 5시를 기준으로 참석자가 3만~3만5000명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다. 

ⓒJeff J Mitchell via Getty Images
ⓒJeff J Mitchell via Getty Images
ⓒJeff J Mitchell via Getty Images
ⓒLesley Martin - PA Images via Getty Images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대표이기도 한 스터전은 최근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의 잠재적 일정을 발표한 바 있다. 그는 브렉시트가 진행될 경우 ‘독립된 EU 회원국’으로 남을지 여부를 결정할 권한이 스코틀랜드에게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의회에 제출될 법안은 브렉시트가 단행될 경우 2021년 5월에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그러나 스코틀랜드 보수당 등 야당은 또 한 번 거대한 분열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이유로 2차 주민투표 실시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스터전 역시 분리독립 국민투표 실시 여부를 단언하거나 구체적인 날짜를 언급하지는 않고 있다. 지금까지 반복적으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독립 반대 의견이 찬성 의견을 줄곧 앞서왔다.

다만 브렉시트를 둘러싼 혼란이 계속되면서 최근에는 그 격차가 1%~5p대로 좁혀졌다. 독립 찬성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스코틀랜드는 2014년에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벌였고, 독립 반대 의견이 11%p차로 우세하게 나와 영국연방에 그대로 남게 됐다. 물론 스코틀랜드인와 잉글랜드의 뿌리 깊은 이질감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2016년에 영국 전역에서 치러진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새로운 갈등의 씨앗을 낳았다. 스코틀랜드인들의 압도적 다수(62%)가 EU 잔류에 표를 던진 것이다. 

영국 전체 투표 결과(탈퇴 51.9% 대 잔류 48.1%)와는 정반대일 뿐만 아니라, 잉글랜드(46.6%), 웨일스(47.5%), 북아일랜드(55.8%) 보다 EU 잔류를 원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스코틀랜드 의회는 지난 3월말 2차 국민투표 관련 안건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EU 잔류라는 선택지가 포함된 2차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실시하기 위해 필요한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브렉시트를 장기간 연기하지 못한다면, 영국은 브렉시트를 취소해야 한다.’

실현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영국에게 ‘브렉시트 취소‘라는 옵션이 생긴 것부터가 (EU에 남고 싶어하는) 스코틀랜드 의원들 덕분이다. 이들은 영국이 EU 회원국들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브렉시트를 취소하는 게 가능한지 판단해 달라고 유럽재판소(ECJ)에 요청했고, ECJ는 ‘가능하다’고 결론내렸다.

ⓒLesley Martin - PA Images via Getty Images
ⓒJeff J Mitchell via Getty Images
ⓒJeff J Mitchell via Getty Images

 

3월말, BBC는 스코틀랜드 의회의 표결 결과를 다음과 같이 해석했다.

″그래서 어쩌라고?”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스코틀랜드 의회는 영국 정부에게 무언가를 강제할 법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무언가 중대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행간을 읽어보면 2차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물론이고 또 한 번의 스코틀랜드 독립 주민투표 실시를 위한 근거가 제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날의 표결된 안건은 스코틀랜드녹색당이 제안했다. SNP는 ”스코틀랜드 의회와 EU 잔류를 원하는 압도적 다수 스코틀랜드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것을 중단할 것을 영국 정부에 촉구한다”는 수정안을 추가했다.

이 문장에서 그들이 브렉시트 이후 독립에 대한 (여론의) 지지를 어떻게 이끌어내기를 희망하는지 알 수 있다. 스코틀랜드 주민들의 의견이나 스코틀랜드인들이 뽑은 정치인들을 존중하지 않는 런던의 정부로부터 무시 당하고 있다고 스코틀랜드 유권자들에게 말하는 것이다. (BBC 3월27일)

EU와의 소통을 담당하는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관광문화대외부 장관 피오나 하이슬롭은 브렉시트에 대한 2차 국민투표보다 더 확실하게 스코틀랜드의 의견을 표출하는 방법은 2차 독립투표라고 말했다.

“2차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기회이지만, 스코틀랜드인들의 바람이 존중될 것이라고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스코틀랜드인들의 표가 무시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장할 수 있는 길은 독립된 국가가 되는 것밖에 없다.”

한편 이날 시위를 주최한 ‘모두가 하나의 깃발 아래’ 측은 올해 여름 스코틀랜드 전역을 돌며 비슷한 행진을 벌인 뒤, 10월초 에딘버러에서 대규모 행진을 벌여 정점을 찍는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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