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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자회사 직원의 '집'에서 대용량 회사 서버가 발견됐다

증거인멸 정황이 드러난 것으로 본다

ⓒ뉴스1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회계사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가 한 직원의 집에 빼돌렸던 회사의 대용량 공용서버를 확보했다.

회사 차원의 조직적인 ‘증거인멸’ 정황이 드러난 것으로, 회계사기 정황을 뒷받침하는 내부 자료가 발견될 경우 서버가 ‘스모킹건’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 지난 3일 새벽 삼성에피스의 직원인 ㄱ씨의 수도권 자택에서 회사의 공용서버를 발견해 압수했다고 5일 밝혔다. 검찰은 팀장급 직원인 ㄱ씨를 3일 새벽 체포해 조사한 뒤 ‘윗선의 지시’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귀가시켰다.

검찰이 이번에 발견한 서버는 삼성에피스의 재경팀이 사용하던 대용량 공용서버로 주요 문서를 작업하거나 저장하는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서버가 금융당국의 삼성바이오에 대한 감리가 진행 중이던 지난해 5∼6월 무렵 ㄱ씨의 집에 은닉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검찰 수사가 임박하자 삼성에피스의 임직원들은 직원들의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을 일일이 검사해 ‘JY(이재용)’, ‘VIP(대통령으로 추정)’, ‘합병’ 등의 키워드를 검색해 자료를 삭제했다. 당시 삼성에피스 임직원의 증거인멸에는 삼성그룹 옛 미래전략실(미전실) 출신이 주축이 된 ‘삼성전자 사업지원 티에프(TF)’도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회사의 중요한 정보가 담긴 대용량 서버가 팀장급 직원의 집에서 발견된 사실이 삼성에피스의 증거인멸이 ‘윗선의 지시’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뤄진 결정적인 정황으로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 쪽은 그동안 삼성에피스의 증거인멸 정황에 대해 “일부의 일탈일 뿐”이라고 주장해왔다.

특히 분식회계 정황이나 경영권 승계작업과의 연관성을 뒷받침하는 문건이나 자료들이 발견될 경우, 이 서버가 회계사기 의혹의 ‘스모킹건’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검찰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삼성바이오 본사와 삼성SDS 데이터센터 등을 압수수색했으나 대부분의 내부 자료들은 이미 폐기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현재 해당 서버에 대해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앞서 검찰 수사로 삼성바이오가 국내 굴지의 회계법인뿐만 아니라 신용평가사까지 동원해 바이오젠과 맺은 삼성에피스의 ‘콜옵션 약정’을 은폐해온 정황이 드러난 바 있다.

검찰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는 2015년 말 콜옵션 약정 내용이 외부에 알려지기 전까지는 이를 회계법인에도 숨겼고, 이후 작성 시점까지 조작해가며 신용평가사가 ‘콜옵션 평가불능 의견서’를 만들게 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가 ‘콜옵션 약정’ 내용을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이것이 드러날 상황이 되자 분식회계까지 감행한 것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과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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