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4대강 보 해체하면 제2의 동학농민 혁명 일어난다'고?

정진석 의원은 요새 핫한 드라마 '녹두꽃'을 보았을까?

  • 백승호
  • 입력 2019.05.04 15:35
  • 수정 2019.05.04 15:38

2일, 서울역에서 열린 ‘‘4대강 보 해체 반대 대정부 투쟁’에서 많은 말이 쏟아졌다. 이날 김무성 의원은 “4대강보 해체를 위한 다이너마이트를 빼앗아서 문재인 청와대를 폭파시켜 버립시다 여러분”이라고 외쳤다. 

현역 의원이 ‘청와대 폭파’라는 과격한 말을 꺼낸 데 대해 한 청원인은 ”웃고 넘어갈 수 없는 발언이 무려 6선 전 의원의 입에서 나왔다”며 김무성 의원을 처벌해달라는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이날 발언 중 인상 깊었던 것은 또 있었다.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며 ”저는 문재인 정부에 분명히 경고한다. 만일 4대강 보 해체 철거를 그대로 강행할 경우에 제2의 동학농민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5분6초 경에 시작된다

최근 SBS에서는 동학농민운동을 다룬 녹두꽃이 방영되고 있다. 정진석 의원이 이를 알고서 ‘제2의 동학농민운동‘을 꺼냈는지는 확실치 않다. 그런데 녹두꽃 최근 방영분엔 ‘보를 폭파하는 장면’이 나온다.

 

ⓒSBS

 

만석보는 전북 정읍에 있던 것으로 1892년 고부 군수로 부임한 조병갑이 축조했다. 조병갑은 드라마 녹두꽃에서도 악행을 저지르는 탐관오리로 나온다. 그는 이 보를 짓는 과정에서 백성들은 부당하게 동원했고 또 저수지 이용 대가로 과도한 세금을 수탈했다. 이 ‘만석보’가 동학농민운동의 단초가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봉준은 조병갑이 다시 부임한 날 횃불과 죽창을 들고 관아를 습격한다. 그리고 다음날, 전봉준은 만석보를 바라보며 “농부들이 그러더군. 저기 담긴 것은 물이 아니라 저것을 지으며 흘린 자기들의 눈물이라고”라는 대사를 외친다. 그리고 ”진짜 거사는 지금부터”라는 말과 함께 보를 폭파시킨다.

 

 

녹두꽃은 조선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던 1800년대 후반에 등장한 전봉준과 동학농민운동을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다. ‘부패한 국가와 정치를 향한 혁명’이라는 상황을 배경으로 하다 보니 인상적인 대사도 자주 등장한다.

“고부관아를 격파하고 간악한 모리배들의 목을 벨 것이오. 그리하여 우리의 피 끓는 염원을 주상전하와 조선 팔도에 알릴 것이오. 백성에겐 쌀을 탐관오리에겐 죽음을”

“임금을 올바른 길로 이끄는 것을 어찌 반역이라 하는 것인가? 백성들이 원하는 진정한 개혁. 그것은 전하의 성은이 아니라 백성들의 힘을 보여줄 때만 가능한 것임을 모르시는가?”

“새로운 탐관오리가 와서 보복을 자행하고, 탐학을 일삼고, 해서 또 민란이 터지고 또 죽이고, 또 죽고 또. 이젠 종지부를 찍어야 하네. 경계를 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게. 가보지 않았을 뿐 갈 수 없는 곳이 아니야”

4대강에는 총 사업비 22조가 투입됐다. 2018년엔 4대강의 홍수예방 효과가 0에 가깝다는 연구조사가 나왔다. 과도한 세금 낭비라는 비판이 일었다. 4대강 사업이 수질과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지적 또한 계속 나오고 있다. 사업 진행 과정에서 담합 등이 있었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그런 배경을 고려할 때 정진석 의원이 4대강 사업을 제2의 동학농민운동과 연결 지으며 ‘혁명’을 이야기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동학 농민 운동은 ‘만석보’를 폭파시키면서 시작됐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이명박 #4대강 #정진석 #동학농민운동 #녹두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