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2019년 05월 01일 10시 42분 KST

국회법 위반 수사가 자유한국당에 가져올 영향은?

자유한국당 의원 50명이 국회법 위반으로 고발된 상황이다.

뉴스1

여야 4당과 자유한국당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대상 안건) 대치 과정에서 여야 국회의원 68명이 상대 정당에 의해 고발됐다. 특히 소속 의원(114명)의 절반 가까운 50명이 국회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한 자유한국당은 검찰 수사와 재판 결과에 따라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회법 위반의 경우 고발을 취하하더라도 수사는 그대로 진행된다. 일부 정치인의 경우 내년 총선을 앞두고 피선거권 박탈에 이르는 형을 선고받을 수도 있다.

30일 여야의 맞고발로 수사를 받게 된 국회의원 수는 자유한국당 50명, 더불어민주당 15명, 바른미래당 1명, 정의당 1명, 무소속 1명 등 68명에 이른다. 3부 요인인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해 민주당 홍영표, 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김관영 등 1·2·3당 원내대표가 모두 포함됐다. 민주당과 한국당이 추가 고발을 예고하고 있어 패스트트랙 대치로 수사를 받게 될 의원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맞춤형 처벌법’인 국회법 위반으로 고발된 이들은 자유한국당 의원 50명뿐이다.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리는 국회법 제166조의 명칭은 ‘국회 회의 방해죄’다. 국회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상임위 회의장과 사무실, 복도 등에서 물리력을 행사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2012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은 이 법을 만들 때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형법상 폭행죄 또는 공무집행방해죄보다 높은 형량으로 처벌하도록 했다. 이와 연동돼 개정된 공직선거법은 국회법 제166조 위반으로 5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선고될 경우 피선거권을 박탈하고 있다.

국회선진화법 이전에도 여야 갈등 상황에서 발생한 폭력으로 의원과 당직자 등이 처벌받은 전례는 많다.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보좌진으로 활동하던 2011년 한나라당의 4대강 예산 날치기 처리 당시 국회 본회의장 입구를 막았다가 물리적 충돌을 빚었고, 공무집행방해죄로 기소돼 벌금 400만원이 선고됐다.

한국당은 이번 패스트트랙 대치 과정에서 보좌진과 당직자를 대거 동원했다. ‘정치적 선처’를 받기도 하는 의원보다 신분이 불안한 보좌진과 당직자들이 더 센 처벌을 받기도 한다. 검찰은 2008년 12월 한나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을 단독 처리하는 과정에서 상임위 회의실 문을 망치로 내려친 문학진 민주당 의원에게 벌금 300만원,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에게 벌금 100만원을 구형했다. 반면 이를 거든 당직자들에게는 징역 8개월~1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민주당은 고발 취하는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고발을 취하하더라도 검찰 수사는 계속된다. 검찰 관계자는 “국회법 위반은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고소·고발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혐의 여부를 가려야 한다. 정상 참작은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혐의 유무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며 “고발이 이뤄지는 순간 정치적 사건이 아닌 사법적 사건이 됐다”고 했다.

공안검사 출신인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고발당한 소속 의원들을 향해 “고소·고발장을 수사하던 법조인이었다”며 자신을 믿으라고 했다. 뾰족수는 없어 보인다. 한국당은 ‘딱 떨어지는’ 국회법 위반보다 처벌 가능성이 낮은 폭력행위 처벌법 위반이나 직권남용죄로 여당 의원들을 ‘맞고발’하는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