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04월 30일 14시 47분 KST

'이슬람국가(IS)' 지도자 알 바그다디가 5년 만에 영상에 등장했다

만약 사실이라면 5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Reuters TV / Reuters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미디어 조직이 29일(현지시각)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라고 주장하는 인물이 항전을 위협하는 영상 메시지를 공개했다. 만약 사실이라면 5년 전 그가 현재는 소멸된 지하디스트들의 ‘칼리프’ 설립을 선언한 이후 처음으로 영상에 등장하는 것이 된다.

IS의 미디어 조직 ‘알푸르칸’이 공개한 18분짜리 영상에서 수염을 기른 채 바드다디의 외모를 지닌 한 남성은 스리랑카 부활절 폭탄공격이 시리아의 마지막 거점 바구즈를 잃은 데 대한 IS의 응답이라고 말했다.

그는 체포되거나 사살된 조직원들을 위해 IS가 보복에 나설 것이라면서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활동하는 전사들에게 ”프랑스 십자군과 그 동맹들”을 겨냥한 공격을 크게 늘릴 것을 요청했다.

로이터는 영상의 진위 여부와 녹화 시점을 독립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

영상이 사실이라면 이는 2014년 이라크 모술에서 촬영된 영상 이후 처음으로 그가 모습을 드러낸 게 된다. 그 이후 그의 연설들은 오디오 녹음파일들로 공개되곤 했다.

이 영상의 도입부에는 4월 초라는 날짜가 표기되어 있으며, 그가 바닥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얼굴이 흐릿하게 처리된 3명의 측근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모습이 담겼다.

그의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보이며, 그가 2014년 설교단에 서서 추종자들에게 이라크와 시리아를 아우르는 칼리프 설립을 선언할 때보다 약간 나이가 든 것처럼 보인다. 

이날 공개된 영상에서 그는 검정색 예복과 베이지색 조끼를 입었으며 끝부분이 붉게 염색된 회색빛 긴 수염을 하고 있었다. 그의 뒤에는 소총 한 자루가 벽에 기대어 놓여져 있다.

″오늘 우리의 전투는 적들과의 소모전이다. 심판의 날이 이르기까지 지하드는 계속될 것이다. 신은 우리에게 승리가 아니라 지하드를 명령했다.” 그가 영상에서 말했다.

그는 이번달 초 리비아 남부 사막도시 푸카하(Fuqaha)에서 공격을 벌인 전사들, IS에 충성을 맹세한 부르키나파소와 말리 전사들을 치하하기도 했다.

또 그는 신에게 전사들과 IS사하라지부(ISGS) 지도자 아부 와리드 알-사라위를 지켜달라고 말했다. ”적들의 모든 인간적, 군사적, 경제적, 병참 역량을 고갈시킬 것을 무자헤딘에게 권한다.”

Reuters TV / Reuters

 

도망자

절정기에 IS는 시리아 북부에서부터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 계곡을 따라 이라크 바그다드 외곽에 이르는 방대한 영토를 점령하며 수백만명의 주민들을 통치했다.

그러나 2017년 핵심 거점이었던 이라크 모술과 시리아 락까를 잃은 뒤 바그다디는 도망자 신세가 됐다. 그는 이라크와 시리아 국경 사막을 따라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됐었다.

그동안 바그다디의 사망 여부에 대해 엇갈린 보도들이 있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이 영상에 대해 즉각적으로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 해군 중령 션 로버트슨은 ”오늘 올라온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등장하는 영상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협력 군들의 IS 격퇴 임무를 계속해서 지원하고 있다.”

바그다디의 주요 측근들은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했다. ‘전쟁 장관’ 아부 오마르 알-시스하니, ‘이라크 지역 주지사’ 아부 무슬림 알-투르크마니, 대변인 아부 모함메드 알-아단니, ‘시리아 지역 주지사’ 아부 알리 알-안바리 등이다.

지난달 최후의 영토였던 시리아의 마을 바구즈를 상실하긴 했지만 IS는 전 세계에 잠복 조직을 두고 있으며 일부 전사들은 시리아 사막지대와 이라크 도시들에서 은밀히 활동하고 있다.

Reuters TV / Reuters

 

서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남쪽 사헬 지역에서는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이 지역에서의 분쟁을 활용해 자신들의 세력 범위를 늘려가고 있다. 대부분의 공격들은 알카에다와 느슨하게 연계된 단체들의 소행으로 간주된다. 나이지리아에서는 파생 단체인 보코하람이 IS에 충성을 맹세하기도 했다.

이번에 공개된 영상에서 바그다디로 보이는 인물은 바구즈에서 목숨을 잃은 전사들을 애도하는 한편, 이들이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벨기에, 프랑스, 호주, 체첸공화국, 이집트 등의 국적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250명 넘는 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부활절 스리랑카 폭탄 공격은 ”바구즈의 형제들에 대한 보복”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IS가 사살된 전사들에 대한 보복으로 8개국에서 92건의 작전을 펼쳤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구체적인 기간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가장 최근에 바그다디의 음성 파일이 공개된 건 2018년 8월이다.

영상 끝부분에는 그의 측근들 중 한 명이 바그다디에게 파일 더미를 건네는 모습이 등장한다. IS가 활동중인 국가 또는 지역들이 적혀있다. 소말리아, 이집트 시나이반도, 서아프리카, 예멘, 리비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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