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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통행료가 32년 만에 사라진다

수익원이 사라진 사찰 주변에 휴양관광시설이 설치된다.

지리산 천은사 통행료가 29일부터 사라진다. 1987년 징수를 시작한 지 32년 만이다.

전남도는 “29일 오전 11시 천은사 주차장에서 지리산 천은사의 공원문화유산지구 입장료(통행료)를 폐지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한다”고 28일 밝혔다. 이 협약은 입장료 폐지, 천은사 지원, 탐방객 유입 등으로 짜여졌다. 환경부를 비롯해 구례군·천은사·화엄사·한국농어촌공사·국립공원관리공단·문화재청 등이 8개 기관이 서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지리산 통행료는 29일 오전 11시부터 받지 않는다. 매표소와 징수원도 철수한다. 통행료 폐지로 수익이 줄어든 천은사를 위해 전남도와 구례군은 29억원을 들여 사찰 주변에 휴양관광시설을 설치하기로 했다. 사찰 주차장 건물 2개 동을 찻집·식당 등으로 쓸 수 있게 개축하고, 천은저수지 탐방로 2㎞ 구간에 수변 데크와 야간 연등을 만들기로 했다. 이어 30억원을 들여 저수지에 200m짜리 출렁다리를 놓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박형호 도 산림휴양과장은 “닫혔던 지리산의 통로가 32년 만에 시민한테 돌아왔다. 통 큰 결단을 내린 천은사가 자생력을 갖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천은사는 지난 1987년부터 문화재 관람료를 받았는데 2007년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된 이후에도 그대로 유지돼 불만을 사왔다. 천은사에 들르지 않고 지리산에 들어가려는 탐방객들한테도 징수가 이뤄져 항의가 잇따랐다. 매표소 위치가 지방도 861호선 중간에 있어 돌아갈 방법도 없었다. 탐방객들은 한해 1000건 이상의 민원을 청와대와 전남도 등에 제기했고, 일부는 소송으로 항의하기도 했다.

대법원은 2002년 참여연대가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소송에서 당시 관람료 1000원을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이어 2013년 탐방객 74명이 낸 통행방해 금지와 문화재 관람료 반환 및 위자료 청구소송에서도 당시 관람료 1600원뿐 아니라 위자료 1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이 판결들의 효력이 당사자한테만 해당돼 그 이후에도 마찰이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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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통행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