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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총리가 영화 '노무현과 바보들' 뒤풀이 자리에서 한 말

'노사모' 회원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했다.

  • 이진우
  • 입력 2019.04.28 10:35
  • 수정 2019.04.28 10:38
이낙연 국무총리가 27일 저녁 영화 '노무현과 바보들'를 관람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7일 저녁 영화 '노무현과 바보들'를 관람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8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우리에게 희망·고통·각성을 남겼다”며 ”노 전 대통령의 정치는 뿌리를 가진 정치”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전날(27일) 저녁 서울 신촌의 한 영화관에서 영화 ‘노무현과 바보들‘을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노무현재단 장학생들과 함께 봤다.

이들은 이후 근처 공공임대상가의 맥줏집으로 이동해 영화를 본 소감과 노 전 대통령의 정치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총리는 이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의 존재 자체가 우리에게 복합적인 느낌을 준다”며 ”먼저 ‘노무현’ 하면 떠오르는 건 희망이다. 권위주의가 허물어질 수 있다는 것, 보통 사람들도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게 큰 희망”이라고 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의 대통령 경선 당시 당 대변인을 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한국 정치가 이전까지는 포 더 피플(사람을 위한), 그것도 입으로만 하는 것이었지만 2002년 대한민국 정치가 드디어 바이 더 피플(사람에 의한) 정치가 온 것”이라며 ”엄청난 문화적 변화가 왔다”고 말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이 고통을 주기도 한다고 밝히면서 ”그분이 당한 수많은 조롱·경멸·턱없는 왜곡, 그리고 그걸 막아내지 못한 우리의 무력감에서 오는 고통이 있다. 그리고 각성을 준다”며 ”민주주의가 만만한 게 아니다.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을 흔들고 왜곡하고 조롱했던 사회 구조가 개선됐다고 답할 자신이 없다”면서 ”무거운 눌림 같은걸 받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다시 깨우쳐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알려주는 좋은 작품”이라고 밝혔다.

이 총리는 참석자들과 영화 관람 소감을 나누면서 정치인으로서 가져야 할 자세와 함께 노 전 대통령 재임 당시 겪었던 일들도 풀어놓았다.

먼저 노 전 대통령의 대통령 후보 당 경선 시절을 되돌아보면서, 당시 느꼈던 민심을 설명했다. 

이 총리는 “2001년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임기 말이 돼 피로감과 실망감이 있었다”며 ”당시 최고위원이었던 노 전 대통령은 당시 광주 사직공원에서 연설을 했는데 완전히 장악했었다”고 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당시 ‘나는 경상도 사람이어서 김대중을 좋아한다고 하면 빨갱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나는 지지했다’ ′ 내가 지지하면 김대중 대통령이 다리 놔줄걸 기대한게 아니라 바른 길로 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며 ”저 분의 정치는 굉장히 뿌리를 가졌다고 느꼈다. 정치 본질이 뭔지를 딱 깨달았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겪었던 일과 관련해선 ”노 전 대통령이 얼마나 아랫사람에게 관대했냐하면, 제가 최종정리한 취임사를 한 자도 안 고치고 읽어줬다”고 했다.

다만 ”딱 한 번 역정을 내신 적이 있다. TV 토론을 앞두고 넥타이와 표정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더니 ‘그게 왜 중요합니까. 그 이야기 그만 하시라’고 역정을 내시더라”며 “TV를 보는 국민들을 꾸민다고 해서 넘어가지 않는다. 노 전 대통령은 그것을 일찌감치 간파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참석자들에게 ”정치의 기교를 먼저 배우지 말아야 한다. 정치는 기교보다 지향이다. 이것의 축적이 좋은 정치인으로 가는 길”이라면서, ”학생들이 ‘정치인이 되고 싶은데 뭘 하느냐’라고 묻지만, 학생은 공부부터 해야한다”며 좌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또 이 총리는 특유의 말솜씨와 관련해 묻는 질문엔 ”공격을 받을 땐 나의 우아함과 포용력을 보여줄 기회를 준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상대가 다그칠수록 내가 돋보인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노 전 대통령이 우리에게 남긴 희망·고통·각성 등을 그대로 전해주는 작품”이라고 해당 영화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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