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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감정이 해킹당하고 있다"는 일본 국가 기관의 호소

내각관방정보보안센터의 공식 계정이 올린 글이다

지난 4월 18일 나리타 국제공항에서 일본 경찰과 경찰견이 대테러 훈련을 하는 모습.
지난 4월 18일 나리타 국제공항에서 일본 경찰과 경찰견이 대테러 훈련을 하는 모습. ⓒJIJI PRESS via Getty Images

″여러분의 감정이 해킹당하는 셈입니다.”

일본 내 사이버 보안정책의 사령탑 격인 ‘내각관방정보보안센터’(NISC, 이하 ‘센터’)가 이례적인 호소문을 내놨다. 일각에서는 이 호소문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 24일 이 센터는 ”뉴질랜드 및 스리랑카의 테러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부탁을 드린다”라며 ”사건이 터졌을 때 소셜미디어에서 정보를 확산시키는 건 범인이 의도한 대로 공포를 확산하고 악명을 떨치는 일입니다. 이는 여러분의 감정이 해킹당하는 셈입니다. 확산되지 않도록 합시다”라고 밝혔다.

이어 센터는 ”또한 2차적으로 사건을 빌미로 삼아 가짜 정보로 국가, 종교, 사상, 인종을 가르고, 서로가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게시물이 번지고 있습니다”라며 ”각 개인이 퍼 나르지 않는다면 적어도 정보 면에서는 이런 공격을 약화할 수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센터는 마지막으로 ”소셜미디어나 인터넷을 공포를 확산하는 장으로 삼지 말고, 즐거운 일, 행복한 일, 따스한 이야기로 채울 수 있도록 꼭 협조해주세요”라며 ”동료나 친구 가족에게도 이 이야기를 공유해주세요”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가짜 정보’가 아니라면 위기를 전하는 것은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트위터 사용자(@mukiXXXXX)는 ”‘즐거운 일, 행복한 일, 따스한 이야기’라니 위기를 느끼는 사람들에게 느긋한 소리만 하고 있으라는 말인가요? 무슨 권리로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거죠?”라고 반박했다. 

또 다른 사용자(@AgmyXXXX)는 ”올바른 정보를 확산시켜야 하는 것이 아니냐”라며 ”보도 통제는 역효과”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소셜미디어가 테러 확산에 사용되면서 각국은 이에 관련한 대책을 세우기 위해 논의 중이다. 

지난달 15일 있었던 뉴질랜드 총격 사건 당시 테러범은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17분간 범행 장면을 중계했다. 이후 소셜미디어 업체들이 범행 영상의 확산을 막기 위해 진화에 나섰으나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스리랑카 정부는 테러 직후 소셜미디어가 폭력과 증오 확산해 사회 혼란을 초래한다고 판단해 왓츠앱 등의 소셜미디어를 차단한 바 있다. 

뉴질랜드 저신다 아던 총리는 지난 24일 성명을 내고 다음 달 1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협력해 소셜미디어에서 극단주의자들이 올리는 콘텐츠를 삭제하기 위한 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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