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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미국에 웜비어 치료비로 20억원 청구한 것은 왜 큰 문제일까?

북미 관계에서도 논란이 될 수 있다

  • 박세회
  • 입력 2019.04.26 10:30
  • 수정 2019.04.26 13:25
2018년 1월 30일.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미 의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두 교서를 들으며 눈물짓고 있다.
2018년 1월 30일.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미 의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두 교서를 들으며 눈물짓고 있다. ⓒChip Somodevilla via Getty Images

25일(현지시간) 북한이 지난 2017년 사망한 오토 웜비어의 의료비 명목으로 미국 측에 200만달러(약 23억원)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CBS는 2017년 당시 웜비어의 석방을 위해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던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조셉 윤’이 당시 북측이 요구한 청구서에 지불 서명을 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셉 윤은 ”북한이 이를 청구한 것은 그리 비밀도 아니며, 미국 측은 결국 북한이 청구한 금액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CBS의 보도는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 공개한 단독 기사에 대한 후속으로 나왔다. 

WP는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이 오토 웜비어의 송환을 위해 북한이 조건으로 제시한 병원 치료비 명목의 200만 달러(한화 약 23억원)를 지급할 것을 지시했다”라며 ”그러나 미국이 이 금액을 실제로 북에 지급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WP는 또한 ”북측은 당시 웜비어의 석방을 위해 의료진과 함께 북한을 찾은 조셉 윤에게 이러한 청구서를 직접 건넸다”고 보도했다. WP의 이 보도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미국 국민이 인질로 잡혀 있을 때 몸값을 지불한 적이 없다고 공언한 바가 있기 때문에 논란의 소지가 된다.

북미회담과 관련해서는 더 큰 논란의 소지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회담 이후 인터뷰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오토 웜비어의 상태를 몰랐다고 한 말을 믿는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월 하노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오토 웜비어의 상태에 대해 몰랐다고 말했고, 난 그의 말을 믿는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 집권 체제인 북한이 미국에 의료비를 청구했다면, 김 위원장이 오토 웜비어의 상태를 언제 어느 정도까지 알았는지를 따져 물어야 할 소지가 있다. 

백악관은 WP에는 코멘트를 남기지 않았으나 CBS에는 ”우리는 인질 협상에 관해서는 코멘트를 남기지 않는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이 정권에서 인질 협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토 웜비어는 지난 2016년 1월 2일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순안공항에서 북한 당국에 체포된 후, 체제 전복 등의 죄목으로 15년 교화형을 받았다.

웜비어는 복역 도중 건강이 악화하여 혼수상태로 미국에 후송됐다. 당시 북한 당국은 웜비어가 보툴리누스균 감염으로 인한 식중독을 앓았으며, 수면제를 복용한 뒤 혼수 상태에 빠졌다고 밝혔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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