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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방화·살인사건' 피해자들의 112 신고 녹취록이 공개됐다

사건 발생 전, 주민들은 수차례 안인득의 폭력행위를 경찰에 신고했다.

  • 김현유
  • 입력 2019.04.25 14:51
  • 수정 2019.04.25 14:54
ⓒ뉴스1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 피해자를 포함한 인근 주민들이 사건 발생 전, 피의자 안인득의 폭력행위를 신고했던 112 녹취록이 수 건 공개됐다.

25일 노컷뉴스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권미혁 의원실을 통해 이같은 자료를 확보해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지난 2018년 9월 26일부터 지난 3월 13일까지 총 8건의 신고를 했으며, 이 중 3월 3일부터 13일까지 열흘 사이에만 5건이 집중됐다. 8건 중 4건은 안인득 윗집 주민이 한 것이었다.

이 윗집 주민은 2월 28일 경찰에 신고하며 ”경찰이 지금 와야 한다. 불안해서 못 산다”며 ”지금 좀 빨리 와 달라”고 독촉했다. 그러나 경찰은 ”아니, 여보세요”라며 ”경찰이 내용을 알고 가야 한다. 빨리 가는 거 좋은데 알고 가야죠”라고 대응했다.

또 3월 8일, 한 주민은 출근길 주민들에게 시비를 거는 안인득을 두고 경찰에 신고를 했다. 이 주민은 ”마약을 한 미친X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고, 경찰은 ”본인이 마약 했는지 어떻게 아냐”고 답했다. 이에 주민이 ”아침에 시비를 걸고, 눈이 풀려 있다. 약을 한 게 아니면 이러지 않을 것 같다”고 설명하자 경찰은 ”이유 없이 시비 건다는 말을 마약했다고 하냐. 출동은 하는데 괜히 오해를 살 요점이 있으면 안 된다”고 답했다.

진주아파트 방화·살인 사건 희생자 합동 영결식 이후 희생자 금모(12)양이 생전 다녔던 초등학교에서 친구들과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진주아파트 방화·살인 사건 희생자 합동 영결식 이후 희생자 금모(12)양이 생전 다녔던 초등학교에서 친구들과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녹취록 속 경찰의 반응뿐만 아니라, 현장에서의 대응도 미흡했다. 경찰은 안인득이 계란을 던지고 오물을 뿌리는 사건과 욕설을 하며 시비를 건 사건에 대해 전부 ‘현장종결’ 처리를 했으며, 안인득이 호프집에서 망치를 휘두른 사건에 대해서만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그나마도 경찰은 다음 날 피해자와 합의가 됐다며 안인득을 풀어줬다.

사건 이후 경찰의 소극 대응은 도마에 올랐다. 사건 발생 후 유가족들은 ”아파트 주민들이 안인득의 위협적인 행동에 대해 경찰에 신고했으나 경찰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실제 공개된 녹취록에 이런 내용이 담겨 있어 더 큰 논란이 예상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한 경찰의 대응을 두고 진상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남지방경찰청 소속 10여명으로 꾸려진 진상조사팀은 현재 녹취록 등을 토대로 경찰 대응의 적절성 여부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진상조사가 마무리되기까지는 상당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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